
유명 대입 국어 강사 박광일씨. 대성마이맥 홈페이지 화면 캡처
박씨는 영상이 올라온 지 3일 뒤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과 글을 올렸다. “제가 큰 죄를 지었다. 모든 것이 오롯이 저의 책임이고 그에 따른 벌도 달게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학원가에서 논란이 일던 경쟁 강사 비방이 사실로 드러나는 듯했다. 많게는 수백억 원을 버는 1타 강사가 되기 위해 벌어지는 추악한 학원가의 비리로도 회자됐다. 이들의 실력과 명성에 ‘볼모 잡혀’ 학원비를 대야 하는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분노를 삭여야 했다.
박광일, 사과문 쓴 뒤 '불기소'

2019년 6월 댓글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박광일씨가 올린 사과문. 화면 캡처
그로부터 1년 1개월여가 지난 13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18일 영장을 발부했다. 수원지검 등에 따르면 박씨는 A씨 등과 필리핀에 회사를 차린 뒤 VPN(가상사설망) 등을 이용해 수백개의 차명 아이디를 만들어 자신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고 경쟁 강사를 비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댓글에는 박씨가 속한 학원 소속 강사는 물론 경쟁 업체 강사들의 강의 내용이나 외모, 발음 등을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그의 구속으로 학원가에서는 1타 강사 댓글 조작 의혹의 실체적 진실이 1년 반 만에 드러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구속된 박씨는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의 상태로 기소될 경우, 법정에서도 공방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박씨 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함께 구속된 직원 1명이 필리핀에서 한류 사업을 하는 지인(구속)에게 의뢰했다. IP를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니고 필리핀에서 사업을 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포괄적으로 댓글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댓글 조작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1년 반 만에 "댓글 부대에 관여" 진술

2019년 6월 전직 수학강사인 유튜버 삽자루가 폭로한 박광일씨 댓글 조작 증거 영상 화면 캡처
검찰은 박씨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박씨 등의 구체적인 혐의를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가 속한 대성마이맥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된 박씨의 강의를 폐쇄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