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황희 국회의원,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권칠승 국회의원.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0/8e56b88f-7e65-4ab1-a137-7a4ba4b31f20.jpg)
왼쪽부터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황희 국회의원,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권칠승 국회의원. [뉴스1]
이날 개각이 발표된 3개 부처 중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교체는 공공연히 거론돼 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최장수 장관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번 개각에서도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여권 소식통은 “강 장관 교체는 문 대통령도 끝까지 고민하다가 거의 마지막에 결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는 등 주요국의 행정부 변화가 있었다”며 “여기에 맞춰 외교라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것”이라고 강 장관 교체 사유를 설명했다.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반나절 가량 앞두고 맞춤형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2018년 3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0/b61e9f03-55fc-4ddc-ad6c-93fdaf9a4a62.jpg)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2018년 3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특히 정 후보자는 2018~2019년 이뤄진 남북미 간 대화의 중심에 있었다. 2018년 3월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뒤 곧바로 워싱턴에 가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북ㆍ미 정상회담 의사를 전한 게 정 후보자였다. 백악관에서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에 만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안에 김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했다”며 직접 브리핑도 했다. 북ㆍ미 정상회담을, 한국의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에서 발표하는 전무후무한 모양새였다.
![2018년 3월 백악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밝히고 있는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두번째)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0/f9222ea3-749d-4dde-9d83-3357a19fe84b.jpg)
2018년 3월 백악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밝히고 있는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두번째) [AP=연합뉴스]
대미 소식통은 “워싱턴에서는 김정은이 트럼프를 속여넘겼고, 한국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이 강하다. 정 후보자가 그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정 후보자의 카운터파트였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발간한 회고록에서 “정 실장은 나중에 김정은에게 먼저 그런 초대(북ㆍ미 정상회담)를 하라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거의 시인했다”고 전했다. 또 “‘하노이 노 딜’ 며칠 뒤 정 실장과 이야기했는데,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을 비핵화하겠다고 한 게 북한이 불가역적 비핵화의 첫 걸음을 뗀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생각을 전했다”며 문 대통령의 비핵화 접근법을 “조현병적 아이디어”로 표현했다. 정 후보자는 당시 “볼턴의 회고록은 사실과 다른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19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후보자.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0/e6efa135-ab28-4b6b-bc91-e93571d940d1.jpg)
19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후보자.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후보자는 19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핵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평가하며 “전반적 접근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가 대미 외교 과정에서 ‘싱가포르 선언 전도사’ 역할을 자처한다면 동맹 관계에서 부작용 발생은 물론이고, 이번 인선이 애초에 미국이 아니라 북한을 더 중심에 두고 한 것이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로이터 통신은 정 후보자 내정을 “북한과의 대화를 부활시켜 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김형진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1/20/06feca33-d4de-43da-b53f-3b49441035a8.jpg)
김형진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뉴스1]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명됐다. 직접 업무에 관여하는 상근직이 아니라 사실상의 경질이란 해석도 나오지만, 특보 직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복귀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