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라고? 바이든 대통령 한국계 경호 총책에 가짜뉴스까지

'바이든 취임식'에서 주목 받은 화제의 인물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바이든 취임식'에서 주목 받은 화제의 인물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카메라에 유독 자주 등장한 한국계 미국인이 있다. 데이비드 조 백악관 비밀경호국 소속 경호원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의회로 향하던 순간부터 조 요원은 대통령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바이든이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 곳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폭력 시위를 벌였던 곳이다. 조 요원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조 요원을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의 새 경호 총괄자"라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신변 안전의 책임을 한국계 미국인이 맡은 것은 최초다. 
 
 

데이비드 조가 중국계라고? 가짜뉴스

조 요원에 대해 미국 매체들은 칭찬 일색이다. WP는 그가 백악관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안에서도 ‘완벽주의형 감독관’으로 평가된다고 소개했고, 시사지 애틀랜틱은 "비밀경호국 안에서도 신망이 두텁다"고 전했다. 바이든 시대 이전에도 조 요원의 활약은 주목받았다. 특히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이듬해 2월 27~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조 요원은 핵심 인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호를 북한 측과 상의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양측이 바짝 긴장한 현장에서 조 요원은 매끄럽게 경호 동선을 조율했다.   
 
조 요원은 이 공로로 2019년 국토안보부에서 수여하는 금메달 수상자로 선정됐다. 조 요원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 시절 WP 표현에 따르면 '경호국의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데이비드 조 요원은 2019년 미국 국토안보부로부터 금메달을 받았다. [미국 국토안보부 홈페이지]

데이비드 조 요원은 2019년 미국 국토안보부로부터 금메달을 받았다. [미국 국토안보부 홈페이지]

 
그러나 트럼프 시대에 세운 공로는 자칫 그의 발목을 잡을 뻔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말, 경호 요원 일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유착돼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일부 요원들을 전격 교체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조는 예외였다.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 경호한 경험도 있던 데다, 무엇보다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다. 대통령 경호를 책임지는 1인자로 승진까지 했다. 
 
데이비드 조 요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절엔 비밀경호실 '2인자' 자리까지 올랐다. [트위터 sportswalkthe]

데이비드 조 요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절엔 비밀경호실 '2인자' 자리까지 올랐다. [트위터 sportswalkthe]

 
친 트럼프 성향의 일부 동영상 플랫폼에 따르면 조 요원을 두고 "중국인이 미국 대통령을 경호한다"는 내용도 검색되지만 이는 가짜뉴스다. WP 등 외신을 종합하면 그는 비밀경호국에서 중책을 맡은 첫 한국계 미국인이다. 역시 한국계인 앤디 김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내 두 아들에게 조 요원을 롤모델로 제시해줄 수 있게 됐다"며 "오늘은 그래서 더 중요한 날"이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뉴저지주(州) 제3선거구에서 당선됐다. 지난 6일 의회 폭동 현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솔선수범을 보여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생방송에 포착된 데이비드 조 [CNBC 캡쳐]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생방송에 포착된 데이비드 조 [CNBC 캡쳐]

 

의사당 폭동 막은 영웅, 취임식서 부통령 경호

대통령의 경호원만 특별한 건 아니다. 미국 역사상 첫 유색인종 및 첫 여성 부통령으로 기록된 카멀라 해리스의 경호 요원 역시 스토리가 있다. 의회 폭동 사태 당시 영웅으로 떠오른 흑인 경찰관 유진 굿맨이 그 주인공이다. 굿맨은 과격 시위 당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로 난입하자 자신을 미끼로 내세워 시위대를 유인하는 모범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유진 굿맨 상원 경찰. [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유진 굿맨 상원 경찰. [로이터 연합뉴스]

 
CNN은 이날 “취임식에서 유진 굿맨이 ‘상원 경찰 부책임자’로 공식 소개됐다”고 보도했다. 의회 폭동 당시 굿맨이 용감하게 기지를 발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웅이라고 찬사를 받았고, 이어 승진까지 한 것이다. 이날은 부통령이자 동시에 상원의장인 해리스를 경호하는 역할을 맡았다.
 
굿맨의 기지와 용기는 한 기자가 트위터에 게재한 동영상을 통해 알려졌다. 시위대가 상원의원들이 대피해있던 의사당 2층 회의장을 향하는 순간이었다. 치고 올라오는 시위대에 쫓기던 그는, 회의장 문이 잠겨있지 않은 것을 파악하고 맨 앞에 있던 한 남성을 거칠게 밀며 도발했다. 
 
시위대는 곧바로 흥분했고, 굿맨은 이들을 회의장 반대쪽으로 유인했다. 뒷걸음질을 치면서 시위대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그 사이 동료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할 시간을 벌어줬다. WP에 따르면 굿맨이 시위대를 유도한 게 오후 2시14분쯤이고, 상원 회의장이 봉쇄된 건 그로부터 딱 1분 뒤였다고 설명했다. 굿맨의 기지가 아니었다면 인명 피해가 늘어날 수도 있었다. 
 
이날 유진 굿맨은 카멀라 해리스의 정장과 같은 계열의 '보라색' 목도리를 했다. [CNN 캡쳐]

이날 유진 굿맨은 카멀라 해리스의 정장과 같은 계열의 '보라색' 목도리를 했다. [CNN 캡쳐]

 
이날 굿맨이 입은 의상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입은 정장과 비슷한 ‘보라색’ 계열의 목도리를 걸쳤다. 보라색은 여성·소수인종을 상징하는 색으로, 해리스 당선인이 대선 민주당 경선 당시 캠페인에 사용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보라색’ 옷과 목도리를 착용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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