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면접은 순서만 매겼다" 연대 부총장 딸 부정입학 반박

지난 20일 낮 12시 30분 서울서부지방법원 앞. 부총장의 딸을 대학원에 부정 입학시킨 혐의로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박모 교수 측이 "부총장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이 주요 피의자인 두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에 대해서는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경태 연세대 전 부총장 딸 대학원에 부정입학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씨의 지도교수였던 박모 교수 측 변호인이 2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경태 연세대 전 부총장 딸 대학원에 부정입학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씨의 지도교수였던 박모 교수 측 변호인이 20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22일 연세대에 따르면 검찰은 '부총장 딸 부정입학' 사건의 피의자로 연세대 교수 10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이 전 부총장의 딸 이모씨가 지원했던 2016년 1학기 연세대 경영대학 마케팅 전공 입학전형 당시 평가위원 7명이 포함됐다. 지난해 7월 연세대를 감사한 교육부는 1차 정량평가에서 9위였다가 정성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이씨의 최종합격이 부당하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차 면접은 순위만 봤다"

검찰 수사를 받는 교수들은 "이씨의 입학 과정에 부당한 점이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씨의 지도교수였던 박 교수 측은 "모든 전형을 고려해 교수들이 상의해 내린 결과였다"며 "이 전 부총장이 부당한 지시나 청탁을 할 위치도 아니었다"고 했다. 박 교수 측에 따르면 이씨의 합격을 결정했던 평가위원들은 최종전형인 구술 면접이 끝난 뒤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교수들은 지원자의 각 부문 점수를 일일이 매기지 않고 합격자들 간 순위만 정했다고 한다. 공정하게 최종합격자를 결정한 뒤 구술면접 전형 점수를 임의로 부여했다는 것이다.
연세대 경영관 [중앙포토]

연세대 경영관 [중앙포토]

 
 박 교수 측은 또 "이 전 부총장과 지도교수인 박 교수는 개인적 친분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박 교수 측 관계자는 "같은 경영대지만 두 교수의 전공이 달라 공적인 자리에서만 만나던 사이였다"며 "지시도, 청탁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형 당시 지원자가 부총장의 딸인 사실도 몰랐다"며 "면접은 공정하게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영어·학점 9위가 혼자 최종합격

교육부가 검찰에 수사 의뢰하며 제시한 근거는 입학 전형 당시 이씨가 받은 점수다. 당초 학점·영어성적 점수를 종합한 1차 정량평가에서 이씨는 지원자 16명 중 9위였다. 하지만 이씨는 학업계획서·자질·추천서 등 정성평가 영역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서류 심사를 5위로 통과했다. 2차 구술시험 전형에선 전공지식·열정과 진지성·적성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다. 최종합격자는 이씨 한 명이었다. 교육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평가위원 한 명이 다른 평가위원들에게 "이씨를 뽑고 싶다"고 말했다. 해당 교수는 자신이 작성한 평가 결과를 위원 7명의 평균점수인 것처럼 조교에게 넘겼다.
 
감사에 참여한 교육부 관계자는 "당시 부총장이었던 이경태 교수는 면접 위원들과 같은 연세대 경영학과 소속이었다"며 "평가위원들과 친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부당 선발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경태 부총장이 부당한 청탁을 했다는 기록은 없었다"며 "이를 판단하기 위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연세대 총학생회가 올린 입장문. [연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7월 연세대 총학생회가 올린 입장문. [연세대 총학생회 페이스북 캡처]

연세대에 따르면 이경태 전 부총장은 경영학과 회계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다음 달 정년퇴직한다. 2018년 부총장 임기를 마치고 연세대 총장 선거에 나갔지만 낙마했다. 이 전 부총장의 딸 이씨는 2019년 2월 대학원을 졸업했다. 연세대 측은 "졸업생의 개인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 다만 대학원을 졸업해 떠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