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홈런왕’ 행크 애런 별세…美 “국보급 스포츠맨 떠났다” 추모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왕’ 헨리 행크 애런이 22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메이저리그 전설적인 홈런타자 행크 애런. [AP=연합뉴스]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메이저리그 전설적인 홈런타자 행크 애런. [AP=연합뉴스]

AP통신 등 미 언론은 23일 애런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자택에서 22일 저녁 눈을 감았다고 일제히 전했다. 보도에 사인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애런이 활약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구단은 “평화롭게 영면했다”고 밝혔다.
 
애런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진짜 홈런왕’이라고 불리는 전설적인 타자다. 1954년부터 1976년까지 23년간 통산 3298경기에 출전해 755홈런을 기록했다. 1974년 종전 최다 기록인 베이브 루스의 홈런(714개) 기록을 넘어선 뒤, 2007년 배리 본즈(762개)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부동의 1위였다. 후에 배리 본즈가 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본즈가 아닌 애런이 사상 최고의 홈런왕이라는 인식이 팬들 사이에 생겼다. 
 
애런은 흑인 차별이 극심했던 1934년 미 남부 앨라배마주 모빌의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8남매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애런은 야구 장비를 사지 못해 막대기와 병마개로 혼자 타격 연습을 하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1954년 메이저리그 데뷔는 역대 흑인 중에선 두 번째였다. 1966년 브레이브스가 애틀랜타로 홈구장을 이전한 것을 계기로 흑인 인권 운동에 눈을 뜨게 됐다. 애틀랜타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주요 활동지였다.
 
은퇴 후 1982년 97.8%라는 압도적 지지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애런은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수여한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흑인 인권 향상 운동에 매진해 온 그는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백신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흑인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도 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의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을 기다리는 행크 애런. 그는 흑인들에게 백신이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공개 접종을 진행했다. [AP=뉴시스]

지난 5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모어하우스 의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을 기다리는 행크 애런. 그는 흑인들에게 백신이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공개 접종을 진행했다. [AP=뉴시스]

 
그의 별세에 AP통신은 “애런은 야구 최고의 만능선수로서 세상에 우아한 흔적을 남겼다. 복싱의 무하마드 알리, 농구의 마이클 조던 등과 함께 미국의 국보급 스포츠맨”이라고 평했고, 본즈도 “그는 상징이자 전설, 진정한 영웅이었다”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