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성추행 처벌받나…장혜영 진술이 가장 중요 증거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 대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같은 당 김종철 대표를 피해자 고소 없이 처벌할 수 있을까. 원칙적으로는 가능하다. 강제 추행은 피해자의 고소로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범죄 수사는 대개 피해자 진술이 ‘증거자료’가 되는 만큼 기소하려면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의 수사 협조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5일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는 “지난 1월 15일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고 피해자는 당 소속 장혜영 의원”이라며 “장 의원은 고심 끝에 18일 제게 해당 사건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형사처벌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는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형사고소하지 않고 당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처벌하려면 직접 증거인 ‘피해자 진술’이 중요

현행법상 피해자인 장 의원이 김 대표를 고소하지 않더라도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는 가능하다. 2013년 6월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면서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가해자의 죄가 입증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와 같은 제3자가 나서 고발하면 수사 개시가 가능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강제추행이 인정되면 김 대표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성범죄 특성상 피해자 진술 없인 상대방의 죄를 입증하기는 어려워 형사처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찬성 변호사(포항공대 인권자문위원)는 “CCTV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 등이 남아있지 않다면 피해자 본인의 진술이 가장 중요한 증거가 된다”며 “이런 상항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진술을 하지 않는다면 증거확보가 어려워 현실적으로 형사처벌에 이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실제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2호 영입 인재 원종건(28)씨의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의혹도 시민단체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처벌로 이어지진 못했다. 당시 시민단체에선 “처벌 의사가 있으면 직접 고소하겠다”는 피해자의 의사를 받아들여 고발을 취하했고 검찰에선 해당 사건에 대해 각하 처분을 내렸다.
 

“엄중한 사태인 만큼 당 차원 처벌 나서야”

법조계에선 사안이 엄중한 만큼 당 차원에서 처벌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은의 변호사(이은의법률사무소)는 “피해자의 고소 여부는 자기의 선택이자 권리”라면서도 “입법기관의 당 대표자가 물의를 빚은 상황인 만큼 친고죄를 폐지한 법 취지에 맞게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여성변호사협회 서혜진 인권이사는 “그동안 유력 정치인들이 성범죄에 연루되고 책임 없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정의당이 당 차원의 정치적 해법 차원에서 수사기관에 의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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