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미투 3년 후,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나”

2019년 미투 1년 좌담회에서 발언하는 서지현 검사. 연합뉴스

2019년 미투 1년 좌담회에서 발언하는 서지현 검사. 연합뉴스

2018년 1월 29일 성추행 피해를 폭로하며 국내 ‘미투 운동’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서지현(48‧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여전히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음해가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서 검사는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벌써 3년 전”이라며 “생각을 한번 정리해볼까 하던 중 매번 성폭력 관련 소식을 들을 때마다 어질어질해진다”고 적었다.  
 
서 검사는 더는 성폭력이 만연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관공서, 정당부터 피해자 집안까지 성폭력이 넘쳐나고, 더는 여성들이 성폭력을 참지 않는다고 하기엔 여전히 많은 여성이 차마 입을 열지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더는 이 사회가 가해자를 옹호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음해, 살인적 가해가 넘쳐난다”며 “또 이 글에 ‘박 시장 때는 가만히 있더니’라는 조롱 글이나 달릴 것”이라고 냉소했다.  
 
지난해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후 사망하자 일각에서는 서 검사를 향해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서 검사는 당시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누구 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다”고 대응했다.  
 
서 검사는 지난 3년간의 사건 진행 상황을 정리했다. 가해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도, 사과한 적도 없으며 2차 가해자들에 대한 고소·고발 역시 전혀 수사가 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징계 시효 역시 오는 30일까지지만 검찰은 어떠한 징계도 하지 않고 있으며 정치권과 언론계에서는 ‘정치하려고 한 일’ 혹은 ‘인사 잘 받으려고 한 일’로 치부한다고 전했다.  
 
서 검사는 “나는, 검찰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라고 되물으면서 “제발 피해자들 좀 그만 괴롭히라”고 비판했다.  
 
서 검사는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활발하던 3년 전 “2010년 10월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성추행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안 전 국장은 서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성추행 혐의는 고소 가능 기간이 지나 적용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안 전 국장은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을 거쳐 무죄가 확정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서 검사를 통영지청으로 전보했다는 사정만으로 안 전 국장이 인사담당 검사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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