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중도 해지해도 환불…공정위, OTT 약관 바로잡는다

넷플릭스를 보고있는 시청자. 픽사베이

넷플릭스를 보고있는 시청자. 픽사베이

직장인 최승준(38)씨는 지난해 내내 퇴근 후 넷플릭스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다. 3월부터 ‘스탠더드 멤버십’에 가입해 매달 1만2000원씩 자동이체를 걸어두고 이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기 어려워지면서다. 그러다 너무 심하게 빠진 것 같아 지난해 12월 서비스 해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측은 “고객의 단순 변심으로 해지할 경우 이미 자동결제한 1달 치 요금은 환불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12월엔 넷플릭스를 한 번도 이용한 적 없다”고 해명했지만 소용없었다.
 
앞으로는 최씨 같은 경우도 넷플릭스로부터 환불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넷플릭스ㆍ웨이브ㆍ티빙ㆍ시즌ㆍ왓챠ㆍ구글(유튜브) 등 국내 6개 온라인 동영상(OTT) 서비스 업체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조치했다고 27일 밝혔다.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유료가입자만 758만명 수준이다. 공정위가 코로나19 ‘집콕’에 따라 가입자가 확 늘어난 OTT 서비스 업체의 ‘갑질’을 제재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로 넷플릭스ㆍ시즌ㆍ왓챠의 경우 중도해지 시 환불하지 않는 조항을 문제 삼았다. 해당 회사는 이용자가 서비스를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환불해주지 않고, 결제 주기(보통 1개월) 내 잔여기간을 의무로 이용토록 했다.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거나, 사업자에게 귀책사유가 있어도 봐주지 않았다. 하지만 개정 약관에선 결제일로부터 7일 이내 해지할 경우 환불받을 수 있도록 했다.
 
부당한 위약금 조항도 바로잡았다. 기존에는 환불시 시즌은 잔여기간 이용요금 전액을 위약금으로, 웨이브ㆍ티빙은 잔여기간 이용요금의 10%를 위약금으로 각각 요구하는 식이었다. 개정 약관에선 위약금 없이 환불해주도록 했다. 또 사전에 알리지 않고 회사가 요금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조항(구글 유튜브 프리미엄, 왓챠)이나 환불시 현금보상을 원칙으로 하지 않거나 선물 받은 사이버머니, 충전한 TV 포인트 등은 환불받을 수 없도록 한 조항(웨이브ㆍ티빙ㆍ시즌ㆍ왓챠)도 수정 또는 삭제했다.
 
황윤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OTT 서비스에서 최소한의 환불 기준조차 지키지 않는 식의 불공정한 거래 유형이 확산하고 있다”며 “불공정 약관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소비자 권리를 보장하겠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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