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고용시장…구조조정에 등 떠밀린 실직자 급증

실업급여를 신청하려는 실직자로 꽉 찬 고용센터. 김기찬 기자

실업급여를 신청하려는 실직자로 꽉 찬 고용센터. 김기찬 기자

수년째 계속된 경제 불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노동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특히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을 넘어 경영난에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나는 비자발적 실직자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 "공공일자리 종료 때문"…상용직에서 27만명 줄어 정부 설명과 어긋나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사업체 노동력을 조사한 결과다. 12월 사업체에서 일하는 종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4000명 줄었다. 고용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와 공공일자리 사업 종료가 큰 폭의 감소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 분석과 달리 상용직에서 26만7000명이나 감소했다. 공공일자리가 많은 임시일용직에선 8000명 줄었다. 기타 5만8000명 감소였다. 정부가 돈을 퍼부어 직접 일자리를 만들어도 사업체 종사자가 감소한 결정적 원인은 악화 일로인 경제 상황인 셈이다.
 
실제로 정부 재정으로 만든 일자리가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공공행정, 사회보장행정 등에서는 종사자가 증가(14만4000명)했다. 제조업과 숙박·음식업, 여가 등과 관련된 서비스업에선 급격한 감소세(-36만9000명)를 나타냈다.

실직·휴직으로 일터 떠난 사람 45%나 불어나…구조조정 등으로 실직 73만명

실직과 휴직이 포함된 수치인 이직자 수만 봐도 경제 불황의 여파를 읽을 수 있다. 12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115만3000명이 이직했다. 구조조정 등으로 실직하거나 무급휴직 등으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이만큼 발생했다는 의미다. 2019년 12월보다 35만5000명(44.5%)이나 불어난 수치다. 이직률은 무려 6.6%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1%포인트(p) 급증했다.
 
빈 곳이 없는 실업급여 지급 자격 심사 상담 창구. 김기찬 기자

빈 곳이 없는 실업급여 지급 자격 심사 상담 창구. 김기찬 기자

특히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나거나 고용계약이 종료된 뒤 재계약을 하지 못한 경우, 해고와 같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실직한 사람(비자발적 이직)이 72만7000명에 달했다.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3만6000명(48%)이나 늘었다. 무급휴직 같은 사유로 일손을 놓은 기타 이직자는 15만5000명이었다. 전년 같은 달보다 9만9000명 증가해 세 배 가까이(179.9%) 불어났다.

상용·일용직 막론하고 노동시장, 불황에 허덕여

비자발적 이직자 가운데 상용직은 10만2000명으로 23.9%(2만명) 늘어났다. 임시일용직은 52.8%(21만6000명) 증가했다. 취약계층에 더 큰 고용 충격이 가해진 셈이다. 무급휴직과 같은 기타 이직자는 상용직에서 154.4%(7만8000명) 늘고, 임시일용직에선 474.9%(2만1000명) 불어났다. 사실상 취약계층과 상용직을 막론하고 노동시장이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셈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