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적 부부의 '이혼소송'…대법 "한국에 재산 있다면 재판 가능"

[사진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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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적 부부가 한국에 살던 중 불화로 이혼을 결심했을 때, 대한민국 법원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당 부부가 국내 부동산 등 재산 분할을 두고 다투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한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이 인정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캐나다에 국적과 주소지를 둔 A씨와 B씨는 2013년 7월 현지에서 결혼한 뒤 입국해 약 1년 6개월간 국내에 머물렀다. 그러나 남편 A씨가 2015년 3월 B씨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소송의 쟁점은 캐나다 국적인 A씨와 B씨의 이혼소송과 관련, 한국 법원의 재판관할권 인정 여부였다. 국제사법 2조 1항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심은 '이혼소송의 경우 당사자 국적의 법률을 따른다'는 국제사법 규정에 따라 캐나다 이혼법을 적용해 A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 아울러 부부의 재산을 A씨 80%, B씨 20% 비율로 분할하라고 명령했다. 분할대상 재산에는 B씨 명의의 국내 아파트 등도 포함됐다. 
 
그러나 아내 B씨는 "캐나다법의 적절한 적용을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재판이 필요하다. 이 사건은 캐나다 법원에서 판단을 받아야 하고, 대한민국 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재산분할 결과도 부당하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B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 부부 사건이 한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사건이어서,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A씨 부부가 결혼 이후 국내에 상당 기간 체류한 데다, B씨 명의 아파트 등 국내 재산 분할을 두고 첨예하게 다투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아울러 B씨가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변론에 나서는 등 이혼소송에 적극 대응한 점도 근거가 됐다.
 
이번 판례는 이혼소송 등 가사사건에 대해서도 ‘국제제판관할권’이 인정된 최초 판례다. 해당 조항은 2001년 국제사법에 신설됐는데, 지금까지는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재산법 관련 사건에 대해서만 적용돼 왔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외국인 부부의 이혼사건 등과 관련해 하급심 법원이 국제재판관할권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 지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