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성과 나눌 다른 방법도 고민중”…'보상 논란' 불씨 여전

네이버 직원 : 새로운 보상 계획은 없습니까?
 
창업자 이해진 : 올해 가장 기쁜 일 중 하나는, (중략) 직원들이 만든 성과에 대해, 처음으로 그 가치를 스톡옵션으로 함께 나누게 된 점입니다. 성과를 나눌 다른 방법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25일 네이버 온라인 직원 간담회에서 오간 문답이다. 회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전 직원 대상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사내 생중계했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 등이 답변자로 나섰다. 1년 만에 몸값(시가총액) 2배가 된 네이버에서 ‘성과에 맞게 보상해달라’는 요구가 나온 가운데 열린 행사였다.
지난 2019년 한국경영학회·한국사회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발언하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사진 중앙포토

지난 2019년 한국경영학회·한국사회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발언하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사진 중앙포토

“성과 나눠라” vs “파이 키워야”

네이버는 2019년부터 종종 사내 간담회를 열었고 이 GIO도 참여했다. 올해 행사가 관심을 끈 건 네이버 노사 간 성과급 갈등 때문이다. 네이버 직원들 사이에선 ‘회사는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 직원의 성과급은 예년 수준’이라는 불만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성과급 기준이 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해진 GIO는 “그동안 열심히 고생해 준 직원들에게 정말 고마웠다”고 했고, 민감한 답변은 경영진이 총대를 멨다. 한성숙 대표는 “단기 수익보다는 성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준 조직을 중심으로 보상했다”며 “총 보상 차원에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 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익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구개발(R&D) 투자를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는 주식선택매수권(스톡옵션)에 대한 질의응답도 오갔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부터 전 직원에 스톡옵션을 지급했고, 오는 27일부터 총 39만주 분량을 행사할 수 있다. 1인당 기대 차익은 1960만원 이상이다(25일 종가 기준). 
 

이해진 창업자에 쏠린 시선

네이버는 42개 계열사에 상시종업원 총 1만870명을 거느린 기업집단이다(2020년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당기순이익으론 국내 기업집단 중 12위로, 1년 전(2019년, 30위)보다 순위가 18계단 상승했다. 시가총액(63조원)으론 SK하이닉스와 국내 2위를 다투는 3위다.
네이버 주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네이버 주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해진 GIO가 보유한 네이버 지분은 3.73%. 그러나 여전히 사내 영향력과 상징성은 막대하다. 네이버의 조직문화와 비전에 대해서도 창업자의 한마디가 여전히 중요하다. 네이버 노조 집회에서 ‘이해진이 응답하라’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 
 
이날 간담회에서는 사내 호칭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리더 직급을 신설해 미등기임원 제도를 부활시켰다. 카카오엔 미등기임원이 없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네이버가 관료화되는 것 아니냐’는 안팎의 우려도 나온다. 이날 이 GIO는 “(리더에게도) ‘~님’ 호칭이 적절한 것 같다”며 “저는 '선배님'이라고 불러주는 게 좋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3일 네이버 노조 측은 이 GIO를 만나 ‘타사보다 적은 보상에 직원들이 박탈감을 갖는다’, ‘사실상 네이버·라인 업무를 하는 계열사 직원이 보상에서 배제된다’, ‘조직 신설과 사업 변화 때마다 일방적으로 인력이동이 이뤄진다’는 등의 주장을 전달했다. 
 
노조는 간담회 후 성명을 내 “노조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답변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사람이 전부인 네이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요구를 검토해 달라”고 했다.
 

줄 이은 대형 투자, ‘이해진 회장’ 계획은  

지난 1년간 회사가 겪은 급성장과 급변화에 대해서도, 직원들은 창업자의 설명을 원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말 소프트뱅크와 일본 내 인터넷사업 통합을 선언했고, 지난해 8월엔 3400억원을 들여 일본 배달업체 데마에칸을 인수했다. 올 1월에는 6500억원을 들여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투자의 기준이 뭐냐”, “회사의 비전을 알고 싶다”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이 GIO는 “글로벌 도전 전략에 대해 2주 후에 만나자”며 사내 강연을 약속했다.
 
3월부터 이 GIO의 정식 명칭은 ‘이 회장’이 된다. 다음 달 1일 자로 출범하는 일본 A홀딩스의 공동 대표 겸 회장이다. A홀딩스는 라인(네이버 자회사)과 경영을 통합한 Z홀딩스(야후재팬 운영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한동안 경영 실무보다는 회사의 큰 그림을 그렸던 이 GIO가 일본 사업 전면에 나서는 셈이다. A홀딩스의 지분은 네이버-소프트뱅크가 50대 50으로 갖는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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