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하루만에 완판…테슬라는 발등에 불 떨어졌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새 전기차 아이오닉5가 사전계약 첫날 사실상 완판되는 돌풍을 일으켰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이 세계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장착한 첫 전기차다. 
 
현대차는 25일 사전계약에 들어간 당일 2만3760대가 계약됐다고 밝혔다. 올해 내수 시장 판매분을 사실상 하루 만에 채운 셈이다. 국내 자동차 판매 역사상 최대로 지난해 출시한 기아 4세대 카니발(2만3006대) 기록을 뛰어넘는다. 차량은 4월부터 인도된다.
 
지난해 현대차 판매왕에 오른 곽경록 수원서부지점 영업부장은 “계약 대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계약이 많이 들어왔다”며 “아이오닉에 대한 정보와 보조금 등 공부를 많이 하고, 지난해부터 기다렸다가 신청한 고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계약 해지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통 신차 사전계약 해지율을 20~30%이지만, 이번 아이오닉5는 유례없는 소비자 반응으로 해지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수요 확인, 아이오닉 6·7도 기대”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대 이상의 반응”이라며 “내·외부 디자인에 대한 호평, 급속 충전 등 새로운 기술, 가격 경쟁력, 선착순으로 지급되는 보조금 등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를 만족하게 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럽·미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아이오닉5의 내부. [사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의 내부. [사진 현대자동차]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2만대 이상 사전계약으로 소비자 수요를 확인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며 “향후 아이오닉6(세단)와 아이오닉7(대형 SUV) 판매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 6와 7은 각각 2022년, 2023년 출시 예정이다.  
 
아이오닉5의 높은 사전계약 대수는 전기차 보조금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정부의 승용 전기차 보급은 7만5000대로 한정돼 있다. 순번이 뒤로 밀리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소비자의 발 빠른 대응은 이 때문으로 보인다. 아이오닉5 롱 레인지 가격은 5200만~5750만원(개별소비세 3.5% 기준)이지만, 국고·지자체 보조금 1200만원(서울시 기준)을 받으면 4000만~4550만원으로 낮아진다. 지난해 전기차 베스트 셀러인 테슬라 모델3 롱 레인지의 올해 실제 구매 가격인 4900만원(업계 추정치)보다 최대 1000만원가량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 한국에서 승용 전기차는 3만1298대(카이즈유 데이터랩 기준)가 팔렸다. 이중 테슬라 모델3가 1만1003대로 35%를 차지했다. 아이오닉5는 올해 베스트 셀링 전기차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아이오닉5와 경쟁해야 하는 테슬라 모델3·Y, 기아 CV(프로젝트명), 폭스바겐 ID.4는 급해졌다. 아이오닉5가 완판되면 올해 정부 보조금의 3분의 1을 가져가 나머지를 놓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아 CV에 호재, 테슬라 ‘주춤’

CV의 가격은 아직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CV와 스펙이 비슷한 아이오닉5의 선전이 CV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전기차 판매는 가격과 보조금이 관건인 만큼 아이오닉5 판매 추이를 봐가며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CV는 4월 공개 뒤 7월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테슬라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앞서 테슬라는 아이오닉5·CV와 경합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모델3 롱 레인지 가격을 480만원 내린 5999만원으로 조정하는 등 먼저 가격으로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프레몬트공장에서 모델3 생산이 일시 중단되는 등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테슬라가 자동차 반도체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국내의 테슬라 판매 대수는 18대로 지난해 같은 달인 1월(138대)보다 급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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