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락 前검사 “중수청 설치, 범죄자가 정의 칼 빼앗는 것”

이흥락 전 인천지검 1차장검사. 중앙포토

이흥락 전 인천지검 1차장검사. 중앙포토

최근 일부 여당 의원이 밀어붙이는 검찰 개혁안과 관련, 이흥락 전 인천지검 1차장검사(사법연수원 23기)가 “범죄자들이 자신들에게 향하는 정의의 칼을 빼앗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다. 여당 의원들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통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려는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 전 차장이 ‘범죄자’라는 표현을 쓴 건 중대청 신설 등을 추진하는 주요 의원이 현재 수사 혹은 재판을 받고 있어서다. 이 전 차장은 “수사나 재판을 받는 의원들은 수사·재판 관련 법안의 발의 등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 법률이 필요하다”며 “수사력을 무력화해 덕을 보려는 자들이 수사력 무력화법을 제정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따라 검찰은 수사권을 상당 부분 넘겨주고 6대 중요 범죄 수사권만 갖고 있다. 이마저도 빼앗아 중수청으로 넘기겠다는 게 여당 일각의 생각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차장은 “6대 중요 범죄 수사만큼은 거악 척결을 위한 검찰의 전문적 수사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차장은 당장 중수청 설립을 추진할 만한 이유도 마땅치 않다고 봤다. 중수청 설치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집에도, 2018년 6월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 발표 때에도 없던 내용이다. 그는 “2000년대 들어 검찰 개혁 논의 과정에서 한 번도 언급되지 않던 중요 범죄 수사청이 왜 하필 지금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그동안에는 일부 고위층에 대한 부분적 수사를 위해 공수처나 상설 특검 등이 거론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