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책 포트폴리오 다변화? 기본소득 넘어 ‘기본주택+균형발전’

 
“기본 주택도, 기본 대출도 경제의 선순환을 위한 경기도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의 원조격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기본소득+α(알파)’ 중 ‘α’에 무게를 둔 행보가 늘고 있다. 기본주택과 기본대출, 지역균형발전 등이 최근 부각되는 이 지사의 정책 메뉴다. 
 
기본소득 찬반 논쟁이 지속되면서 ‘기본소득론자’로 고착화되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최근 여권의 경쟁자들에게선 “오늘도 내일도 계속 기본소득 얘기만 하고 있다”(정세균 국무총리, 지난달 19일)라거나 “신복지가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 보다 좀 더 종합적”(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라는 등의 말이 잇따랐다. 
이재명(앞줄 왼쪽 여섯번째) 경기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정책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재명(앞줄 왼쪽 여섯번째) 경기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정책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지사는 3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회’을 열고 도내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협의회엔 ‘이재명계’인 정성호ㆍ김병욱ㆍ김영진ㆍ임종성ㆍ이규민ㆍ김남국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경기도를 지역구로 둔 여야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모두 발언의 키워드는 ‘경제’였다. 이 지사는 “국가의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 즉 경제”라며 “현재 우리 사회 모든 문제의 원천은 저성장 경제에 있다”고 말했다. 해법으론 경기도가 시행 중인 기본주택과 기본대출 정책을 제시했다. 기본소득과 마찬가지로 소득과 재산의 기준 없이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자금을 대출하는 정책들이다. 이 지사는 “소비가 늘면 수요가 늘고 수요가 늘면 생산이 늘고 생산이 늘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이어 “최근에 경기도가 산하 공공기관을 북동부 지역 또는 개발이 제한된 지역으로 옮기는 문제가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경기도의 지역균형발전 정책도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경기도는 경기 남부(수원) 소재 경기연구원ㆍ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7개 공공기관을 경기 북ㆍ동부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5일에도 도내 기초단체장과 ‘기본주택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동시에 수원 광교엔 기본주택 홍보관을 개관했다. 같은 날 국회에선 이재명계 핵심인 이규민 의원이 기본주택법(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달 25일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컨퍼런스'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5일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컨퍼런스'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 지사는 임기 초부터 추진한 균형발전에 최근 급격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공공기관 3차 이전 계획에 포함된 공공기관 7곳은 앞선 1차(2019년 12월, 3곳)ㆍ2차(2020년 9월, 5곳) 이전 계획에 포함된 공공기관을 합친 수와 비슷한 규모다. 남부 지역의 반발에도 “국토 균형발전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핵심과제”(지난달 21일)라며 국가적 과제로 연결지었다.
 
이 지사의 정책 포트폴리오 다변화 움직임엔 지금까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이재명=오직 기본소득’이라는 등식이 경선 국면에선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8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기승전 기본소득’만 계속 주장하면 정책 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고 비판하자 이 지사는 “(제 정책은) ‘기승전 기본소득’이 아니라 ‘기승전 경제’다. 기본소득은 제 복지 경제정책 중 하나”(지난달 22일)라고 반응했다. 두 광역단체장의 신경전이라는 해석이 제기되자 양 측에선 “기본소득 외 정책으로 출구를 열어드리는 것”(경남도 관계자), “김 지사 발언은 이 지사를 거들기 위한 것”(경기도 관계자)이란 반응이 나왔다. 
 
이 지사 측 내부에선 “기본소득 논쟁에서의 구심력을 확보했으니 이젠 보폭을 넓힐 시기”란 공세적 해석도 나온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중진 의원은 “기본소득 논의는 이미 충분히 이재명 지사의 판으로 짜였다. 이제 새로운 의제를 확고히 선점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다른 사람이 기본소득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이 지사의 이름만 높여주는 상황이 됐다. 향후 기본주택 논의도 그러한 구도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야권에선 이 지사가 기본주택 행보를 내딛자마자 “이 지사의 기본주택은 제 서울시장 시절 장기전세 주택 개념을 베낀 것”(1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라는 견제구가 날아왔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