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의혹’ 검찰 아닌 국수본이 컨트롤타워…첫 시험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비롯한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사건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2일 오후 경찰청 본청에서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본부장 취임 이후 첫 화상회의다. 사진 경찰청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2일 오후 경찰청 본청에서 전국 수사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본부장 취임 이후 첫 화상회의다. 사진 경찰청

국수본은 5일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 등 부동산 투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단’을 편성·운영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수본은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수사 중인 LH 투기 의혹 사건을 국수본 집중지휘사건으로 지정했다. 수사는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진행되지만 국수본은 전 과정을 총괄 지휘하기로 했다.

 

검찰·감사원 빠진 정부 합동조사단

이날 국수본 발표는 전날 정부가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예정지역 투기 의혹과 관련해 합동조사단을 구성한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합동조사단은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경기도, 인천시가 참여한다. 검찰과 감사원은 빠져있다. 앞서 1990년 노태우 정부 당시 1기 신도시와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2기 신도시 관련 수사를 검찰 합동수사본부가 주도했다.
 

합동조사단은 위법행위 등이 확인되는 경우 즉각적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 고소·고발 등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1·2기 신도시 수사에서 나름 성과를 올렸던 검찰이 빠진 상황에서 올초 신설된 국수본이 주도권을 쥐면서 경찰의 수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별수사단은 국수본 수사국장을 수사단장으로 수사국 반부패수사과·중대범죄수사과·범죄정보과를 비롯해 3기 신도시 예정지를 관할하는 경기남부청·경기북부청·인천청 등 3개 시도경찰청 반부패ㆍ경제범죄수사대 등으로 구성된다.
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에 작물이 매말라 있는 모습. 뉴스1

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에 작물이 매말라 있는 모습. 뉴스1

“국수본이 전반적인 컨트롤타워 역할”

경찰 관계자는 “LH 투기 의혹의 사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3기 신도시도 경기 남부뿐만 아니라 인천, 경기 북부에 위치해있다”며 “국수본이 전반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사건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법리 검토나 수사 인력을 충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수사단 산하 각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는 수사전담팀이 편성된다. 이들은 공직자 등의 내부정보 이용행위, 명의신탁 및 농지법 위반 등 부동산 부정 취득, 조직적이고 기업화된 불법 거래 등의 부동산 투기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국수본은 “향후, 3기 신도시 예정지를 중심으로 첩보수집을 강화할 것”이라며 “또한 정부 합동조사단 수사의뢰 사건을 관할 시ㆍ도경찰청 전담수사팀에 배당해 신속하게 수사하는 등 부동산 투기 사범을 엄정 단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전 직원과 가족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지난 3, 4일 국토부와 LH 등 관계 공공기관에 신규 택지개발 관련 부서 근무자 및 가족 등에 대한 전수조사, 다음 날 발본색원하는 수준의 조사와 제도 개선책 마련을 주문한 데 이은 3번째 지시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