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토지거래 ‘뚝’…“문의 많아 향후 투기 우려”

 지난달 15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황영우 가덕신공항 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대항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 반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황영우 가덕신공항 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일 대항항전망대에서 가덕신공항 반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은지 기자

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가덕도의 토지거래가 뚝 끊겼다. 지난 2월 1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다. 하지만 앞으로 토지거래와 건축신고가 늘어나는 등 투기가 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지난 2월 15일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및 공항복합도시 조성사업 예정지구’ 21.28㎢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이하 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정 기간은 2026년 2월 14일까지 5년간이다.
 
 허가구역 21.28㎢는 눌차·대항·성북·동선·천성동 등 5개 법정동으로 이뤄진 가덕도의 사실상 전체 면적이다. 거래 대상이 아닌 부산신항 예정부지만 허가구역에서 제외됐을 뿐이다.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강서구 대항항전망대 인근에 가덕신공항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은지 기자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강서구 대항항전망대 인근에 가덕신공항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은지 기자

 

 부산시 관계자는 “원활한 신공항 사업 진행과 투기 예방을 위해 지난 2월 26일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앞서 사실상 가덕도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가덕도 주거지역 180㎡, 상업지역 200㎡, 녹지지역 100㎡ 이상을 거래할 때는 관할 자치단체(강서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거래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농지취득자격증명, 일정 기간 거주 같은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농지를 사려면 농지원부가 있는 농민이어야 하며, 전 세대원이 거래농지로부터 30㎞ 이내 부산에 거주해야 한다. 농지 구매 후 2년간은 매매도 금지된다.
 

토지거래허가 때 까다로운 조건 갖춰야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인 부산 강서구 대항마을에 들어서고 있는 건축물. 이은지 기자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인 부산 강서구 대항마을에 들어서고 있는 건축물. 이은지 기자

 허가구역 지정 이후 가덕도 토지거래는 뚝 끊겼다. 강서구 관계자는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 이후 허가를 받고 거래된 토지는 3건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신공항 특별법 통과 이후 하루 20~30건씩 거래 관련 전화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곧 거래가 많이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다른 법정동보다 토지거래가 많은 편인 천성동 토지거래 건수는 면적과 관계없이 지난 1월 20건, 지난 2월 23건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천성동 거래토지의 계약일은 모두 허가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인 1~14일 사이였다. 허가구역 지정 이후 이 시스템에서 기록된 거래는 없었다.     
 
 구체적 거래사례를 보면 천성동 자연녹지(밭) 1332㎡는 지난 2월 10일 8억600만원(㎡당 60만원)에, 같은 자연녹지(밭) 1309㎡는 지난 2월 1일 6억6000만원(㎡당 50만원)에 거래됐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계획안. [부산시]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계획안. [부산시]

 
 가덕도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전국적으로 자연녹지가 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1989년 4월부터 1998년 4월까지 1차,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되던 2003년 12월부터 2017년 2월 8일까지 2차에 이어 이번에 다시 지정됐다.  
 

 “신공항 추진 후 건축·주민수 증가 등 투기 조짐”

 
 하지만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시장 후보를 내기로 하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덕도에서 건축신고와 주민 수가 늘어나고 땅값이 크게 오르는 등 ‘투기 조짐’이 일고 있다. 
 
 대항마을에 위치한 카페 부지는 평당 500만원(2009년)에서 현재 1500만원을 넘어섰으며, 신공항이 들어서면 관광도시로 개발될 가능성이 많은 천성마을의 조망 좋은 땅은 평당 2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된다는 게 부동산소개소·주민 등의 얘기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가덕도 전체 사유지 859만㎡ 가운데 79%인 677만㎡는 외지인 소유로 확인됐다. 
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가덕도. [연합뉴스]

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가덕도. [연합뉴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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