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7개월 걸렸다…'천스닥' 시대, 시총 411조 '사상 최대'

코스닥 지수가 20년7개월 만에 1000선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12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11.26포인트) 오른 1000.65로 마감했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 1000을 넘은 것은 정보기술(IT) 버블이 일던 2000년 9월 14일(최고 1020.7) 이후 20년7개월 만이다. 외국인이 36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 투자가도 18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개인은 195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25조5000억원 늘어난 411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 1000선 돌파 기념식'에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가운데)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 1000선 돌파 기념식'에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가운데)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가총액 411조 '사상 최대'

코스닥 시장에서 1000은 '마의 벽'으로 불린다. 1999년 시작된 IT 열풍에 2000년 3월 2834.4까지 치솟았지만, 거품이 꺼지면서 6개월 만에 500선 아래로 폭락했다. 이후 박스 안에서 튕기는 공처럼 200~900선을 오르내렸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형'(코스피)을 따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3일 9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월 26일 장중 1000선(1007.52)을 뚫었다. 하지만 장 마감까지 지키진 못했다. 그랬던 코스닥이 두 달 반 만에 1000을 돌파한 것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지수가 20년 만에 1000선을 웃돈 것은 시장이 그간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통해 내실 있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천스닥'(코스닥 1000)을 이끈 건 개인 투자자였다. 이날 외국인이 주식을 사긴 했지만, 긴 흐름을 보면 개인 매수세가 절대적이었단 평가다. 지난해 16조3176억원어치의 코스닥 주식을 쓸어담은 개인은 올해 들어서도 5조339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조9836억원, 7841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이 주춤한 사이 개인 매수세가 중소형주로 옮겨간 것이다. 주도 업종은 제약·바이오와 게임주였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3위인 진단키트 제조업체 씨젠이 최근 급등세를 이끌었다. 씨젠 주가는 무상증자와 코스피 이전 상장 소식에 지난 7일부터 4거래일간 35% 뛰었다. 시총 4위인 게임업종 펄어비스, 6위인 2차전지주 에코프로비엠도 이달 들어 각각 9.2%, 10.7% 올랐다.  
20년7개월 만에 1000 돌파한 코스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년7개월 만에 1000 돌파한 코스닥.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스닥 1000선 안착할까

증권가에선 탄력을 받은 코스닥이 1000선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T 버블 때처럼 잠깐 반짝했다가 고꾸라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 근거 중 하나가 기업 다양화와 체질 개선이다. 1999년 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중 9개(우선주 제외)가 IT업체였다. 이동통신사 한통프리텔(1위)과 한통엠닷컴(2위), 하나로통신(3위), 새롬기술(4위), 한글과컴퓨터(5위) 등이다. 지금은 바이오와 게임, 엔터, 2차전지, 반도체 등 여러 업종이 지수를 받치고 있다. 기업 실적도 뒷받침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약 7조20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50% 넘게 증가한 수치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금 코스닥 주가를 누를 만한 이슈가 별로 없어 보인다"며 "최근 외국인이 주식을 사는 패턴을 보이는데, 나스닥 등 미국 증시가 크게 출렁이지 않으면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며 지수도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다만 5월 3일부터 코스닥150 등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된다. 이 이슈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바이오 기업 주가를 올린 재료가 연속성이 있지 않기 때문에 코스닥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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