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피 흘리는데 사라진 의사…간호조무사는 화장만"

수술실 이미지. 사진 Pixabay

수술실 이미지. 사진 Pixabay

2016년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다 숨진 고(故) 권대희씨의 어머니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호소했다.
 
권씨의 어머니 이나금씨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술실 CCTV 화면을 보면 의사 발밑으로 아들의 피가 엄청나게 뚝뚝 떨어지고 있다”며 “출혈량도 전혀 계산하지 않고 13번을 밀대로 밀어버렸다”고 말했다.  
 
권씨의 출혈이 상당한 상황이었지만 담당의는 그냥 수술실을 나가버렸다. 4명의 환자에 대한 수술이 동시에 진행중이었기에 다른 환자 수술을 하러 간 것이었다. 이씨는 “컨베이어식 공장형 동시수술”이라고 꼬집었다.  
 
담당의가 나간 후 30분간 아들을 지혈한 건 간호조무사 한 명이었다. 담당의가 떠난 후 아들의 수술실에 들어온 ‘유령 의사’는 의사면허증을 취득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인물이었다. 다음 CCTV 영상에서는 청소부가 수술실을 들락날락하고, 간호조무사들이 화장하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의 모습이 담겼다. 이씨에 따르면 당시 담당의는 “우리 병원만 이렇게 하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더 큰 문제는 현재도 이런 공장식 수술을 하는 성형외과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씨는 “지난달에만 2건의 제보를 받았다”며 “안면윤곽수술을 받고 뇌사 상태가 됐다며 어떻게 하면 되냐고 도와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담당의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는 승소했지만 형사재판은 여전히 1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담당의는 재판 도중 수술실 CCTV 등 물증이 있어도 혐의를 부인하다가 이제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했다”며 “그러나 유령의사는 아직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수술실 CCTV 의무 설치법 통과를 촉구하며 국회 앞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무산됐던 이 법은 21대 국회에서 재발의됐으나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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