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저고리만 입으면 속옷 차림…한복의 완성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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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의호 사진 송의호

[더,오래] 송의호의 온고지신 우리문화(98)

신입생들이 한복 바지와 저고리를 입어보고 있다. [사진 송의호]

신입생들이 한복 바지와 저고리를 입어보고 있다. [사진 송의호]

대구 중구 종로1가 도심에는 한복 고름 매기 등을 익히는 도산우리예절원이 있다. 올해로 17년째 이어지는 봉사 형태 교육이다. 4월 3일 2주차 수업이 있었다. 이날 주제는 전통예절의 시작인 한복 입기와 절하기였다. 예절원을 먼저 마친 김진경‧이동화 강사가 한복을 단정히 입고 시연에 나섰다.
 
수강생 대부분이 50, 60대 중년이지만 한복을 입기 시작하자 모두 눈을 떼지 못했다. 많은 이가 서툰 부분까지 짚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복이 생활에서 멀어져 있다는 방증이다.
 
대님 매기. 발목 안쪽으로 매듭을 처리한다.

대님 매기. 발목 안쪽으로 매듭을 처리한다.

 
김진경 강사는 먼저 ‘한복(韓服)’이란 발음을 짧게 해 중국이 한복도 중국옷이라고 억지 주장하는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게 발음하면 ‘한복(漢服)’ 곧 중국옷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복 두 벌이 실습용으로 준비되었다. 신입생이 설명을 들으면서 순서대로 옷을 입었다. 먼저 하의 바지를 입었다. 허리띠를 두르고 이어 상의 저고리를 입는다. 고름 매기가 쉽지 않다. 대님 매기도 까다롭다. 특히 요즘은 한복 바지가 편리함을 좇아 아예 대님을 맬 필요가 없도록 처리된 게 많다. 대님은 바지 단이 접히는 곳은 발목 바깥쪽으로 처리하고 매듭을 하는 곳은 안쪽이 된다.
 
이어 겉옷인 두루마기를 저고리 위로 입었다. 고름을 매는 솜씨는 맵시를 결정한다. 고름은 겹쳐 묶이는 부분이 펴지며 정돈돼야 한다. 또 두 깃의 끝은 비슷하도록 길이를 조절한다. 두루마기 고름을 보면 한복 생활의 연륜을 짐작할 수 있다.
 
도포 띠는 두 가닥이 길이가 같도록 하고 아래 단에서 5㎝ 정도 올라오게 조절한다.

도포 띠는 두 가닥이 길이가 같도록 하고 아래 단에서 5㎝ 정도 올라오게 조절한다.

 
이동화 강사는 “두루 막혀 두루마기”라고 설명했다. 또 두루마기까지 입어야 한복은 옷을 다 입은 것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고리만 입고 사람을 맞이하면 속옷 차림이 된다는 뜻이다. 이어 대님 위를 두르는 행전을 찼다. 도포(道袍)를 입는 데 필요한 차림 중 하나다. 행전을 하는 요령은 통통한 종아리 위로 단단히 매야 많이 걸어도 흘러내리지 않는다.
 
도포 입기. 이름 그대로 도(道)를 실현하는 옷이다. 도포 띠를 잡았다. 띠는 머리 뒤로 넘겨 매고 띠의 양 끝은 가지런하게 도포 자락 끝에서 5㎝ 정도 위로 길이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계단 같은 곳을 오르내릴 때 도포 띠가 밟히지 않는다. 띠를 묶는 위치는 도포의 고름 위로 올라가도록 한다.
 
다음은 갓을 쓰는 순서. 먼저 머리 위에 탕건을 쓰고 갓을 쓰며 또 갓의 평형은 탕건으로 조절한다. 상투 이야기가 나왔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단발령으로 상투를 없애면서 의관정제(衣冠整齊) 문화가 사라졌고 결국 우리 정신이 무너졌다고 보았다.
 
절을 할 때는 방석 뒤로 물러나서 한다.

절을 할 때는 방석 뒤로 물러나서 한다.

엎드려 절하는 동작에서는 두 손이 팔(八)자 모양으로 편안히 펴고 머리 대신 허리만 숙인다.

엎드려 절하는 동작에서는 두 손이 팔(八)자 모양으로 편안히 펴고 머리 대신 허리만 숙인다.

 
이제 절하기. 쉬운 것 같으면서도 지금 제각각인 예절 중 하나가 절하기다. 아이들의 이른바 배꼽 인사부터 절을 할 때 손을 붙여 엎드리는 자세까지 여러 형태다. 그러나 여기서는 우리 조상들이 오랜 기간 실천해 온 방식을 가르친다. 핵심은 절을 할 때 손을 포개지 않고 두 손을 풀어 무릎 조금 앞에 팔(八)자 모양으로 놓는 것이다. 그래야 자세가 자연스럽다. 또 갓을 쓰기 때문에 절을 할 때는 갓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허리만 굽히지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마지막 실습은 행사가 끝나고 한복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도포와 두루마기는 삼등분해 접고 저고리는 선을 따라 갠다. 대님은 한데 묶어 둔다.
 
여자가 큰절을 할 때는 두 다리를 가지런히 옆으로 처리한다.

여자가 큰절을 할 때는 두 다리를 가지런히 옆으로 처리한다.

3교시는 예절의 방위를 공부했다. 예절원을 설립한 이동후 선생님이 강의를 진행했다. 예절의 방위는 의례를 진행할 때 실제의 동서남북과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라고 설명했다. 또 오행의 속성으로 봄은 방향이 동쪽이 되며 색은 청색, 성질은 인의예지신 중 인(仁)이 된다고 했다. 동대문에 ‘興仁門’(흥인문)이란 이름이 붙은 까닭이다.
 
대구한의대 교수‧중앙일보 객원기자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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