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버스서 장애아 심정지…휴대폰 본 등하교 직원 무죄 왜

통학버스 이미지. 본 기사와는 관련 없음. 중앙포토

통학버스 이미지. 본 기사와는 관련 없음. 중앙포토

 

학교 도착 후 심정지 발견…두 달 뒤 사망

특수학교 통학버스에 탄 7세 장애아동이 사망하자 검찰이 당시 버스에 동승한 50대 직원을 "과실이 있다"며 기소했는데 법원에서 무죄가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단독 김종근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54)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4월 5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특수학교 통학버스에서 장애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B군(사망 당시 7세)이 호흡 곤란 상태에 빠졌는데도 통학 차량 실무사로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다.
 
A씨는 통학버스에 동승해 장애가 있는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돕는 일을 했다. 뇌병변장애를 앓던 B군은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당시 B군은 학교에 도착한 버스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68일 만인 2016년 6월 12일 사망했다.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이었다.
 
조사 결과 학교 측은 통학 차량 실무사들에게 학생들의 구체적인 병명을 알리지 않았다. 다만 전임자는 A씨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하며 "B군이 목을 가누기 어려우니 목베개를 해주고 젖혀진 좌석에 앉혀야 한다"고 전했다. 수사기관 등에 따르면 B군은 버스 운행 중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도 혼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법원 "자세 탓인지, 병 탓인지 단정 어려워"

검찰은 A씨의 과실 때문에 B군이 숨졌다고 봤다. ▶B군이 당시 버스에서 25분여간 머리가 앞으로 숙여진 상태로 있었는데도 A씨가 휴대전화를 보면서 B군을 주시하지 않은 점 ▶B군이 울음소리를 내며 불편함을 호소했는데도 고개를 바로 세워주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통학버스 블랙박스 영상으로는 B군의 머리가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앞으로 숙여진 것인지, 좌석에 비스듬하게 기댄 상태였던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다.
 
아울러 "고개를 앞쪽으로 기울인 자세를 25분여간 지속했을 경우 기도 폐쇄 가능성이 높지 않아 자세 때문에 호흡 곤란이 온 것인지, 병증으로 인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대한법의학회 감정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과 B군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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