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들 공수처 '이유있는' 취업? 검사 13명중 8명 로펌 출신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6일 경기 과천정부청사 공수처에서 열린 ‘공수처검사 임명장 수여식’에서 신규임용 검사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16일 경기 과천정부청사 공수처에서 열린 ‘공수처검사 임명장 수여식’에서 신규임용 검사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최근 임명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13명 중 8명이 로펌 출신으로 유독 많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여운국 차장까지 포함하면 15명 중 10명이다. 이 때문에 향후 이들이 다시 로펌으로 돌아갈 경우 소위 '전관 변호사'가 돼 이해충돌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대부분은 김앤장·태평양·세종과 같은 10대 대형 로펌이나 문재인 정부 들어 급부상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같은 유명 로펌 출신들이다. 
 

검사 절반 이상 로펌 출신

공수처 신임 검사 13명 임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공수처 신임 검사 13명 임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19일 공수처 등에 따르면 김일로·이승규 검사는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고, 김숙정 검사는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박시영 검사는 법무법인 태평양, 이종수 검사는 법무법인 세종, 허윤 검사는 법무법인 강남 출신이다. 또한 김성문 부장검사는 직전까지 법무법인 서평에서 일했고, 최석규 부장검사는 김앤장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동인에서 활동한 바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 역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가기 전 김앤장에서 12년 일했고 여운국 공수처 차장도 직전 법무법인 동인 출신이다. 
 
이들 공수처 검사들은 공수처법상 임기 3년에 3번까지 연임할 수 있다. 하지만 검사들이 공수처 이력을 추가한 뒤 '전관'으로 로펌에 복귀하는 걸 막는 규정은 없다. 
 
법조계에서는 대형 로펌에서 공수처 근무 기간을 보상해주기로 하고 소속 변호사들을 공수처 검사로 보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로펌은 로펌 출신 검사를 통해서 공수처 사건을 수임하고 내부 정보를 알아낼 위험이 있다. 로펌들이 스파이 역할을 시켜서 꿩 먹고 알 먹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법 독립성 조항 무색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펌 출신들이 공수처에 대거 유입된 것은 공수처 도입 취지에도 어긋날 수 있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엄정하게 수사하기 위해 입법부·사법부·행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로 설치됐다.
 
독립적인 수사기구로서의 위상을 법으로 보장하기 위해 공수처법에 별도 조항도 마련해뒀다. 공수처의 독립성을 규정한 공수처법 3조 2항은 '수사처는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를 독립하여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3조3항에는 '대통령,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의 사무에 관해 업무보고나 자료제출 요구, 지시, 의견제시, 협의, 그 밖에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대형 로펌 출신들이 대거 공수처로 유입되면서 공수처는 향후 로펌으로부터 독립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변론 제한 등 제도 마련 '시급'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수처 검사들이 3년 경력만 쌓고 출신 로펌으로 유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해당 검사 사건은 그 출신 로펌이 변론을 못 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퇴직 후에는 출신 로펌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검찰도 로펌 출신 검사들의 복귀를 제도적으로 막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검찰의 경우는 공수처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는 경력 변호사들을 주로 채용하고 검찰은 신규 채용이 대부분이다. 검찰 내 로펌 출신 검사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관계자는 "소속 검사들의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사건·사무규칙을 만드는 등 제기되는 우려를 예방할 제도적 장치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정유진·김민중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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