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 술판' 창녕 공무원, 이번엔 이를 비판하는 현수막 철거 논란

최근 창녕 간부공무원들이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도우미까지 불러 술판을 벌인 것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창녕군 지정 게시판에 14개가 붙었다. 사진 창녕군정의실천시민단체

최근 창녕 간부공무원들이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도우미까지 불러 술판을 벌인 것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창녕군 지정 게시판에 14개가 붙었다. 사진 창녕군정의실천시민단체

경남 창녕군 공무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채 가요주점에서 도우미까지 불러 술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런 가운데 창녕의 한 시민단체가 최근 창녕군 14개 읍·면 지정 게시대에 붙인 현수막이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창녕읍 측이 ‘공무원들의 술판’ 관련 내용을 비판한 현수막을 허가한 뒤 이를 다시 철거할 것을 요구하면서다.  
 
21일 창녕읍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창녕군정의실천시민단체에서 제작 의뢰를 받은 현수막 업체가 창녕읍내 지정 게시대에 현수막 14개를 걸겠다고 허가를 신청했다. 당시 현수막은 창녕읍 부읍장 전결을 받아 게시했다. 기간은 15일부터 24일까지였다.  
 
당시 업체 측은 창녕읍에 제출한 허가 신청서에 ‘5급 사무관 일탈(방역수칙) 행위는 창녕군의 인사실패다. 인사권자 창녕군수는 책임을 통감하고 동반 퇴진하라!’는 내용을 현수막에 담는다고 알렸다. 이 단체가 게시한 현수막 중 일부는 누군가에 의해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틀 뒤인 지난 17일 창녕읍은 업체에 ‘옥외광고물 등 표시(변경)허가신청(신고)서 반려’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현수막을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창녕읍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당시 시민단체 측에서 창녕군 14개 읍면 지정 게시대에 현수막을 붙이겠다고 했는데 창녕읍에서 다른 읍면까지 허가를 내줬다"며 "이런 행정착오를 바로잡기 위해 게시물 철거 요구 공문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바빠서 현수막 문구까지 확인하지 않고 게시를 허가한 것은 행정 실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노래방 모습. 이 기사와 관련 없음. 정진호 기자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노래방 모습. 이 기사와 관련 없음. 정진호 기자

이와 함께 창녕군의 현수막 철거 요구 사유도 논란이다. 창녕읍은 업체에 보낸 반려사유에 ‘경상남도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제12조(현수막의 표시방법) 제3항 제4호(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내용을 표시할 수 없다)에 의거 현수막 내용이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고,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현수막을 게시한 시민단체의 적격성도 없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창녕읍 관계자는 “행정 착오로 반려 공문을 보냈지만, 이 현수막이 명예훼손 소지도 있는 것으로 판단돼 그런 내용이 담긴 공문이 나간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미정 창녕군정의실천시민단체 공동대표는 “자치단체가 실수로 허가를 내줬는데 이후 명예훼손이나 시민단체의 적격성을 갖다 붙여 현수막을 철거하라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자치단체가 오히려 철거를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창녕=위성욱·최종권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