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0명 몰리던 예루살렘 최대 코로나 병동 문닫았다[르포 5보]

지난 2월 이스라엘 내 최대 의료기관인 쉬바병원의 코로나19 중증병상 모습.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중증환자 치료 병상이 부족해지자 병원 지하주차장을 임시 사용했다. 현재는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 이스라엘 내 최대 의료기관인 쉬바병원의 코로나19 중증병상 모습.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중증환자 치료 병상이 부족해지자 병원 지하주차장을 임시 사용했다. 현재는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의 하다샤 대학병원은 한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점 의료기관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 예루살렘에서는 집단감염이 곳곳에서 터졌다. 초정통파 유대교인 하레딤과 아랍계 집단거주지 발(發) 감염이 영향을 줬다. 현지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이들은 당국의 방역·백신 접종 등 방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현지 교민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들은 보통 한 가족이 10명 안팎의 대가족을 이뤄 산다. 매주 금요일에는 3대(代)가 한데 모여 식사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이럴 땐 수십명이 한 집에 모일 때도 있다. 집단감염에 취약한 생활방식이다.  
 

종교·가족 발 집단감염 

더욱이 초정통파는 하루 3번의 기도를 올린다. 아침·저녁땐 회당(會堂)을 찾는다. 현지 보건당국은 방역수칙으로 현장 기도 인원을 10명으로 제한했지만, 회당을 옮겨 기도한다. 예시바라는 종교인 학교내 모임도 이뤄진다. 한 교민은 “기본적으로 (이들에게는) ‘코로나는 신이 통제(치유)한다’는 믿음이 있다”며 “백신을 잘 안 맞으려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다샤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4500여명이었다. 400명가량이 집중 치료를 받았다. 하루 최대 150명의 환자가 쏟아져 들어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6명 환자만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이 집단면역에 다다르면서 확진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다샤 병원은 최근 코로나19 병동을 일반 병동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보호장비를 착용한 이스라엘 람밤 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19 보호장비를 착용한 이스라엘 람밤 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급히 개조한 중환자실, 다시 주차장으로   

하다샤 병원 뿐 아니다. 이스라엘 내 다수의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다. 이스라엘 최대 의료기관인 텔아비브의 쉬바 병원은 지난해 3월 지하주차장을 40병상 규모의 야전 병동으로 개조했다. 중증 환자용 병상이 크게 부족하자 나온 고육책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다시 주차장으로 쓰고 있다.
 
환자가 줄어든 건 백신의 영향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해 12월 19일부터 16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접종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접종 속도는 빨랐다. 이스라엘 정부 코로나19 자문위원장인 랜 디 발리커 벤구리온 대학교 교수(감염병학)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0%가 2개월 안에 1차 이상 접종을 받았다. 19일(현지시각) 기준 이스라엘 국민의 61.9%가 한 번 백신을 맞았다(아워월드인데이터). 백신 접종을 속도를 내면서 환자와 중증환자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백신 접종률 추이에 따른 하루 확진자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 월드오미터·아워월드인데이터]

이스라엘 백신 접종률 추이에 따른 하루 확진자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 월드오미터·아워월드인데이터]

 

감염재생산 지수 '1' 이하 안정단계 

최근 이스라엘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100명대다. 현지 매체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감염재생산 지수(R)는 0.6~0.8이하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재생산 지수는 한 명의 확진자가 바이러스를 평균 몇 명에게 옮겼는지 보여준다. ‘1’ 이상이면 유행 상황으로 판단한다. 하루 확진자가 600명 안팎 쏟아지고 있는 한국의 경우 R 값이 1.1이다. 
 
자연히 중증환자도 감소했다. 통상 코로나 환자의 3%가량은 중증으로 악화한다. 이스라엘의 중증환자는 1월 한때 1200명까지 늘었다. 하루 확진자가 1만명 안팎씩 쏟아져 나온 영향이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현재 중증환자는 175명으로 떨어졌다. 백신이 중증으로의 악화를 막았다는 평가다. 발리커 교수는 “자체 연구 결과 백신 접종으로 유증상 감염을 94% 저감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중증환자도 92%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사망률 감소에도 영향을 줬다. 코로나19로 숨진 환자는 최근 일주일(4월13일~19일)간 하루 평균 5.3명이다. 올 1월 마지막 주는 56.7명이었다. 현재 코로나19로 2110명이 치료 중이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2~15세도 백신 맞출듯 

이스라엘은 6개월 뒤 2차 백신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12~15세 청소년과 이미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에게도 놓을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12~15세 접종으로 학교 발 감염을 원천 차단하려 한다. 이스라엘은 18일부터 학교 문을 다시 열었다.
 
20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뉴스12 TV를 통해 방영한 연설에서 “화이자·모더나가 이스라엘에 백신 1600만 회분(800만명분)을 추가 공급키로 합의했다”며 “6개월 후 두 번째 백신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때까지 어린이에 대한 접종도 승인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예루살렘=김민욱·임현동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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