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소재 3형제’ 날았다…‘조현준 체제’ 5년만에 결실

효성 베트남 공장의 직원이 스판덱스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효성그룹]

효성 베트남 공장의 직원이 스판덱스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지 5년째를 맞은 효성그룹이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섰다. 4개월새 덩치가 두 배로 커진 셈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던 소재 계열사 3곳이 효성 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다. 
 
효성그룹의 지주회사인 ㈜효성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006억원(연결기준)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약 18배(1788%) 늘었다. ㈜효성의 호실적은 계열사의 지분 평가이익에서 비롯됐다. 소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이 1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효성티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은 24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214.4%) 증가했다.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이다. 효성첨단소재의 영업이익 역시 834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192.92%) 늘었고, 효성화학도 전년보다 네 배에 가까이(392.5%) 오른 6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예상 웃도는 ‘깜짝 실적’  

효성 브라질 법인 전경 [사진 효성그룹]

효성 브라질 법인 전경 [사진 효성그룹]

 
효성의 소재 3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생산을 멈췄던 의류·완성차 업체들이 공장을 다시 돌리면서 바빠졌다. 이들 계열사의 실적은 일정 부분 연동돼 있다. 스판덱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을 통해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등을 공급 받아 섬유 원사를 만든다. 또 효성첨단소재는 효성티앤씨에서 원사를 공급 받아 타이어 보강재인 타이어코드를 생산한다. 
 
기능성 운동복이나 마스크를 만들 때 쓰이는 스판덱스의 경우 수요가 급증하며 제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 스판덱스 공장을 지으려면 최소 1년이 걸리는데 지난해 코로나19로 증설 계획을 미룬 업체들이 많아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효성티앤씨는 경북 구미 공장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터키, 브라질 등 해외 공장을 100% 가동하며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완성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타이어코드 가격도 급등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세계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점유율 4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사업인 탄소섬유는 2030년부터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인도 등 글로벌 수주가 늘면서 지난해 말부터 흑자를 내고 있다. 탄소섬유는 수소차에 들어가는 연료탱크를 만들 때 쓰이는 소재다. 효성화학의 경우 의료용 주사기 판매가 늘며 폴리프로필렌(PP) 수익성이 커졌다. 반도체용 세척가스인 삼불화질소(NF3)의 경우 재택근무와 비대면 회의 증가로 수요가 늘어나 수익성이 커졌다.
 

조현준 공식 총수로 지정돼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재계에서는 효성그룹이 올해 조현준 체제의 분기점을 맞았다고 평가한다. 조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지난 2018년 효성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효성이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등을 거느리는 구조가 됐다. 올들어 효성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타며 시총 규모가 급증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조 회장이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에 오른 해이기도 하다.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는 효성의 실질적인 총수가 조석래 명예회장이라고 판단했지만 경영 전반에 대한 의사 결정을 조 회장이 하고 있다는 효성 측의 설명을 받아들여 지난달 효성그룹 동일인(총수)으로 조 회장을 지정했다. 조 회장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던 지난해 터키, 브라질 등 해외 스판덱스 공장과 전주 탄소섬유 공장을 증설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 신설 계획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의 주력 생산품목의 경우 올 하반기까지 글로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가 조현준 리더십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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