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의대생 父 작별인사 "살아있던 너가 영정에, 상상 못한 일"

"우리는 늘 너와 함께 할 거고 널 늘 그리워할 거야.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잘 있을게, 엄마는 걱정하지 마. 아빠 믿지… 사랑한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뒤 숨진 채 발견된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50)씨는 5일 발인을 앞두고 아들의 마지막 길에 이런 작별인사를 남겼다. 이날 정민씨가 있는 서울성모병원에선 오전 8시 20분 고별식이, 오전 9시 발인식이 열렸다.
 
손씨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마지막'이란 글을 올려 정민씨를 추억했다. 그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의 1차전을 마감한다"며 "일요일(4월 25일) 2시까지 살아있던 사진 속의 아들은 영정 속의 인물이 되었고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례가 치러지는 4일간 너무나 많은 분이 애도해주셨고 아무 연고 없이 오셔서 위로해주시고 힘을 주셨다"며 "평범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민이의 학교 친구들이 거의 4일 내내 왔다"며 "아들의 교우활동을 모르던 저는 아들에게 고마워하는 많은 친구, 후배들을 만났다. 아무도 말 걸어주지 않았을 때 제일 먼저 말을 건네줘서 고마웠다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고 '아들이 잘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뒤 숨진 채 발견된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50)씨가 아들과 생전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하며 그를 추억했다. [손씨 블로그 캡처]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 뒤 숨진 채 발견된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 손현(50)씨가 아들과 생전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하며 그를 추억했다. [손씨 블로그 캡처]

[손씨 블로그 캡처]

[손씨 블로그 캡처]

 
손씨는 친구들이 정민씨에게 남긴 선물 사진을 올리며 "친구들이 정민이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은 LoL의 '이렐리아'(게임 캐릭터)다. 이것을 좋아해서 (아들) 별명이 정렐리아였다고 한다"며 "저는 그런 것도 모르는 아빠였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 "정민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젠지(e스포츠팀)라서 특별히 찾아가 유니폼을 받아왔다고 한다. 친구들 대단하다"고 했다.
 
이어 "몇 시간 뒤 마지막 이별이 진행된다. 고별식·발인·성당미사·추모공원·안장을 하면 저녁이 될 것 같다. 마치면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고별식 때 아들에게 편지를 쓰라고 해서 썼다"고 편지 내용을 옮겼다. 그가 남긴 편지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정민씨 아버지가 쓴 고별편지
정민아.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   
내가 착한 너를 얻으려고 아무것도 한 게 없기에 넌 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네가 우리에게 왔다 간 기간이 21년밖에 안 돼서 너무 서운하지만, 너무나 많은 것을 주었고 우리 부부에게 인생은 살아갈 만한 것임을 알려주었고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네가 없다면 우리는 행복이란 단어의 의미를 몰랐을 거야.   
지금의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알기에 이제 너를 보내주려고 한다.
 
우리는 늘 너와 함께 할 거고 널 늘 그리워할 거야.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잘 있을게, 엄마는 걱정하지 마.   
아빠 믿지…사랑한다.
 
한편 발인 후 오전 10시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성당에서 장례미사도 예정돼있다. 정민씨는 미사가 끝난 뒤 경기도 용인의 납골당에 안치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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