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죄 30대, 文 향해 "성찰 계기 되길"…靑문구 인용해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운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도성초 학생들과 영상연결을 통해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운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도성초 학생들과 영상연결을 통해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을 배포했다가 모욕죄로 고소당했던 시민단체 대표 김정식(34)씨가 문 대통령의 고소 취하 결정에 대해 “앞으로 복잡한 근대사를 진영의 이익을 위해 멋대로 재단하며 국격과 국민의 명예, 국가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행위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씨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대통령의 ‘모욕죄 고소 철회 지시’에 대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을 언론으로 접하고 답변을 남긴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앞서 박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고소 취하를 발표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격과 국민의 명예, 국가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는 이 문구를 인용했다.  
 
김씨는 전단을 배포한 이유에 대해 “국민을 적폐·친일·독재 세력과 독립·민주화 세력으로 양분해 나라를 반으로 갈라놓는 듯한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분노해 대통령의 선친께서 일제 시절 친일파가 아닌 이상은 불가능한 공무원 신분이었다는 의혹 등에 대한 답을 듣고자 했을 뿐”이라면서 “개인의 입장에서는 혐오와 조롱으로 느껴지고 심히 모욕적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정상적인 이웃 국가의 기업을 ‘극우’ 등의 표현을 빌어 규정짓는 행위는 국격 훼손 및 외교적 마찰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지양할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주권자인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이지만 누구에게도 침범받지 않아야 할 인격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한 것에 대해, 비록 저의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는 하나, 타인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이자 같은 남성으로서만큼은 심심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씨는 “2016년 11월 26일, ‘군대 안 가고, 세금 안 내고, 위장전입하고, 부동산 투기하고, 방산비리하고, 반칙과 특권을 일삼고, 국가권력을 사익 추구 수단으로 삼은, 경제를 망치고 안보를 망쳐 온, 이 거대한 가짜 보수 정치세력을 횃불로 모두 불태워버리자’며 대통령이 촛불시위대 앞에서 직접 했던 발언을 귀감삼아 혹여 스스로 불태워져야 하는 진영의 수장이 되지 않도록 유념하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썼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개인의 입장에서 나름 오래 기억될 만한 일이 마무리되는 듯하다”며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나 이미 흐릿해진 기억들이지만, 되짚어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계획해 본다”고 했다. 이어 “나름의 대의와 명분이 있었다고는 하나, 당시 정부여당의 반일감정 조장과 국민 갈라치기를 막고자 했던 개인적 목표는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세상을 시끄럽게 한 것만 같아 부끄럽고 민망함이 남는다”고 했다.
 
김씨는 2019년 7월 국회 인근에서 문 대통령 등 여권 인사를 비판하는 전단을 뿌렸다. 전단에는 ‘북조선의 개, 한국 대통령 문재인의 새빨간 정체’라는 일본 한 잡지가 사용한 문구가 담겼다.
 
이후 문 대통령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형법상 모욕죄로 김씨를 고소했다. 경찰 조사 끝에 김씨는 최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4일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2019년 전단 배포에 의한 모욕죄와 관련해 처벌 의사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고소는 취하됐다.  
시민단체 대표 김정식씨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시민단체 대표 김정식씨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