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용 충격, 여성에 더 가혹…대면서비스 감소에 육아부담 증가 탓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고용 쇼크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고용 쇼크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고용 쇼크의 충격은 여성에게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면 서비스와 교육 등 여성 취업자가 많은 산업이 감염병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으로 커진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고스란히 전가된 점도 한몫했다. 
자료:한국은행,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한국은행, 경제활동인구조사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에 실린 보고서(코로나19와 여성고용: 팬데믹 vs 일반적인 경기침체 비교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약 1년 동안 여성 취업자 수는 최대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 취업자 수 감소 폭은 2.4%에 불과했다.
 
과거 경기침체 상황에서 남성 고용률이 더 크게 낮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실제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남성의 고용률 하락 폭은 여성보다 각각 1.5%포인트와 0.3%포인트 더 컸다. 같은 시기 남성의 실업률 상승 폭도 여성보다 각각 1.7%포인트와 0.3%포인트 높았다.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차장은 “일반적으로 남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건설업과 제조업 등은 변동성과 경기동행성이 높은 탓에 경기침체 시 고용 충격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여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보건·사회복지와 교육, 숙박·음식, 도소매 등의 경우 고용 영향이 제한적이거나 오히려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과거와 달리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성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한 것은 감염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면서비스 산업에 여성이 더 많이 종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성 취업자 비중은 건설업(9%)과 운수·창고·통신(16%), 제조업(29%) 등에서는 30%를 밑돌았지만, 보건·사회복지(81%), 교육(67%), 숙박·음식(63%) 등 대면 위주의 산업에서는 60%가 넘었다.
 
게다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학교와 어린이집이 폐쇄된 점도 크게 작용했다. 자녀를 돌보는 부담이 여성에게 고스란히 전가됐기 때문이다. 
 
자녀 양육부담이 큰 연령대(30~45세)의 여성 취업자 수 감소에 기혼여성이 기여한 비율은 95.4%에 달했다. 이 연령대의 여성 취업자 중 기혼자가 약 66%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도 높은 수준이다. 이는 기혼 여성 취업자가 지난해 2월 이후 10%가량이 줄어든 뒤 지난 3월까지 약 1년간 부진한 회복세를 보인 탓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미혼 여성 취업자 수는 6%가 감소한 뒤 꾸준히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여성 고용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먼저 감염병 확산 이후 부부 맞돌봄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은 긍정적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해 육아 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이용한 남성은 1년 전보다 각각 12%와 12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확대된 유연근무제와 재택근무 등 근로조건 개선으로 여성의 경제 활동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졌다. 2019년 0.3%에 불과하던 재택근무 활용 비중이 지난해 1.5%로 늘었고, 같은 기간 유연근무제 활용 비중도 10.8%에서 14.2%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사라진 여성의 일자리를 로봇 등 자동화 기술이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다. 감염병 확산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노동자를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자동화 기술로 대체할 유인이 커진 탓이다.
 
오삼일 차장은 “한국의 여성 경제 참가율과 고용률은 천천히 상승하는 추세”라며 “이 같은 추세가 코로나 이후에도 유지될 경우 장기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에 긍정적인 요인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