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박삼구 전 금호 회장 영장 청구

박삼구 당시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7월4일 서울 중구 금호아시아나 본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뉴스1

박삼구 당시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지난 2018년 7월4일 서울 중구 금호아시아나 본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뉴스1

회장 재임 당시 경영 지배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김민형)는 이날 박 전 회장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2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등 그룹 계열사를 활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혐의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통해서 드러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전략경영실이 중심이 돼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채권단에 넘어간 주요 계열사를 다시 인수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했다. 이에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업자를 바꾸고, 새 사업자가 16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무이자로 인수토록 했다. 이 거래로 금호고속이 162억원이 이익을 얻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박 전 회장 등은 이 거래가 지연되자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 9개 계열사를 동원해 총 1306억원을 연 1.5~4.5% 수준의 저금리로 금호고속에 빌려준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 뉴스1

공정위는 이같은 의혹으로 지난해 8월 박 전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금호그룹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금호그룹 전략경영실 윤모 전 상무와 공정위 직원 송모씨가 돈을 주고받고 금호 측에 불리한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찾아내 이들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달 15일에는 박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한편 박 전 회장 측은 검찰에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수사심의위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살펴보고, 사법처리 적법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박 전 회장 측의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사심의위 소집 여부를 논의하는 검찰시민위원회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에 따라 심의위 부의(附議·논의에 부치다)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지난 7일 절차가 종료됐다.
 
지침에 따르면 검찰시민위원회는 사건관계인의 신청이 위원회의 심의대상이 아닌 경우에 해당하거나 동일한 사유로 반복해 신청한 경우 부의심의위원회 구성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절차를 종료할 수 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