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보조금 싹쓸이할때…구경도 힘든 아이오닉5의 눈물

최근 서울 송파구 현대자동차 송파대로 지점에서 전시된 '아이오닉5'를 전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사전계약 하루만에 2만3760대를 기록, 국내 완성차 모델 중 가장 높은 사전계약 대수를 기록했다. [뉴스1]

최근 서울 송파구 현대자동차 송파대로 지점에서 전시된 '아이오닉5'를 전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사전계약 하루만에 2만3760대를 기록, 국내 완성차 모델 중 가장 높은 사전계약 대수를 기록했다. [뉴스1]

 
4월부터 출고가 시작된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가 거리에서 보이지 않는다. 특히 테슬라는 1만대를 급송해 전기차 보조금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어찌된 일인지 구경조차 쉽지 않다. 올 2월 사전예약 접수 첫날에만 2만3760대가 계약돼 신기록을 세웠던 아이오닉5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5의 지난달 출고 대수는 114대에 불과했다. 4월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만 놓고 보면 1톤 트럭인 '포터2 일렉트릭'이 가장 많았고(1575대), 그 뒤를 이어 코나 일렉트릭(397대), 아이오닉5 등의 순이었다.
 
아이오닉5의 출고 대수가 예상외로 저조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생산 차질 때문이다. 지난달 현대차 울산 1공장의 아이오닉5 생산량은 2600대에 그쳤다. 당초 목표 생산량(1만대)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서 영국·독일 등 유럽 판매 물량까지 고려할 경우, 내수 시장에 풀리는 아이오닉5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맨아워 지연·반도체난으로 생산 차질   

아이오닉5의 이같은 생산차질은 우선 노사간 맨아워(생산 라인에 배치하는 생산직 수) 협의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노사가 기존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에 따른 생산직 근로자 수를 조정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그에따라 아이오닉5의 출시일(4월 19일)에 맞춰 양산일정도 빡빡해졌다. 현대차가 통상 신차 출시 석 달 전까지 노조와 맨아워 협의를 마치고 양산을 준비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또 아이오닉 5의 생산차질에는 최근의 반도체 부족 사태와 전기차용 모터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모비스 대구 공장에서 만든 모터와 울산 공장에서 조립한 배터리팩·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을 공급받아 전기차를 생산한다. 하지만 이중 핵심 부품인 모터가 부족하면 차 조립이 늦어졌고, 설상가상으로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하지만 최근 반도체 품귀 현상이 악화하면서 생산에 더 큰 차질이 발생했다. 
 

테슬라, 전기차 1만대 서둘러 배송  

아이오닉5는 생산 차질로 테슬라와의 보조금 확보 경쟁에서도 불리한 처지가 됐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은 출고 기준으로 자동차 제작업체가 받는다. 출고 시점이 늦어질수록 보조금이 다른 경쟁 차종에 돌아가면 판매량도 줄어들 수 있다. 테슬라는 이를 의식한듯 최근 화물선을 통해 국내에 전기차 약 1만대를 들여왔다. 테슬라가 보조금을 많이 받아갈수록 현대차가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줄게 된다. 
 
올 1월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전시된 테슬라 '모델Y'. [뉴스1]

올 1월 서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전시된 테슬라 '모델Y'. [뉴스1]

 
특히 테슬라는 기존 차종(모델3·모델S)에 더해 이번 달부터 모델Y를 국내에서 13일부터 출고한다. 모델Y는 아이오닉5와 같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국내 판매 가격은 5999만~7999만원이다. 현행 보조금 제도에 따르면 출고가격이 6000만원 미만일 경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정한 전기차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다. 올 초 자동차 업계에서 "테슬라가 전략적으로 모델Y의 엔트리 가격(가장 낮은 가격)을 6000만원 아래로 낮춰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던 이유다.
 

현대차, "선택옵션 제외하면 조기출고"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출고를 앞당기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비롯해 기존에 수입하던 반도체의 대체품 확보에 나섰고 반도체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 차종으로 사전예약 구매자를 유도하고 있다. 현대차 국내사업본부는 최근 아이오닉5 사전예약 고객에게 "특정 옵션을 제외할 경우, 이르면 4월 내 조기 출고가 가능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4륜구동 기능, 전동 시트에 통풍·열선 기능 등을 결합한 '컴포트플러스', 원격 주차 보조 기능을 포함한 '파킹 어시스트' 등을 제외하면 2개월 내 출고가 가능할 전망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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