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조 역대 최대 순익 낸 손정의 "日 부끄러워 말도 못하겠다"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일본은 인공지능(AI) 후진국"이라며 일본의 디지털화 정체를 강하게 질타했다.
 
13일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손 회장은 전날 열린 2021년 3분기 결산 설명회에서 일본 관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를 팩스로 전달해 논란이 된 것 등을 언급하며 "부끄러워서 이야기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백신 정책만 해도 화내고 광분할 것이 잔뜩 있다"며 "일본의 현 상황이 너무 슬프고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중앙포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중앙포토]

이날 소프트뱅크그룹(SBG)은 2020회계연도(2020.4~2021.3)에 연결 결산 기준으로 4조9879억 엔(약 51조5천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본 기업 사상 최대 기록으로, 도요타자동차가 2017회계연도(2017.4~2018.3)에 달성한 종전 최대 기록인 2조4939억 엔의 두 배에 이른다.
 
NHK 방송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 등 SBG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인한 평가이익이 SBG가 2019회계연도 9615억엔 적자에서 2020년 대규모 흑자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통신 업체인 소프트뱅크와 야후 및 라인을 산하에 둔 Z홀딩스 등 자회사의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이런 결과에 대해 "5조엔, 6조엔에 만족할 남자가 아니다. 10조엔(약 103조원)이라도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더욱 큰 규모로 투자 및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SBG가 주도해 'AI 혁명'을 이끌어가겠단 포부를 내놓기도 했다. 
 
이어 일본의 디지털 전환(DX) 등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지금 세계에는 1000여개 '유니콘(평가액 1000억엔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이 있는데, 특히 AI 분야에 일본 기업은 3개 정도 밖에 없다"면서 "일본은 AI 혁명의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를 통해 일본의 이같은 위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하면서 "나는 정치가가 아니기 때문에 민간기업으로 세계 무대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국회는 12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디지털청' 성립을 위한 입법 절차를 완료했다. 이 법안에 따라 오는 9월 디지털청을 출범시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취약점이 드러난 행정 및 사회시스템의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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