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액 70%가 유흥업소?…코로나 손실보상 소급 어려운 이유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손실보상안 제안 기자회견에서 내수활성화를 위한 조치와 손실보상안 신속 검토 등을 촉구하며 손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손실보상안 제안 기자회견에서 내수활성화를 위한 조치와 손실보상안 신속 검토 등을 촉구하며 손 피켓을 들고 있다. 뉴스1

“여야가 다 공히 손실보상금을 집행하자는 입장이다. 하루라도 빨리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
“공감한다. 하루라도 빨리 입법적 결실로 맺을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17일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을 위한 손실보상제 소급적용에 대해선 여야 모두 찬성 입장이다. 하지만 입법은 지지부진하다. 두 달 넘게 논의했지만, 합의된 건 25일 입법청문회를 연다는 게 전부다.
 
정치권에선 “손실보상 소급적용은 총론보다 각론이 어려운 문제”(민주당 산자중기위 의원)라는 말도 나온다. 소급효 범위, 피해 지원 기준, 지원 체계 등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어서다. 
 

손실보상금 상당액이 유흥업에?

 
클럽과 룸살롱 등 유흥시설에 대해 부산시가 집합금지 행정명령서를 부착하는 모습. 송봉근 기자

클럽과 룸살롱 등 유흥시설에 대해 부산시가 집합금지 행정명령서를 부착하는 모습. 송봉근 기자

손실보상 소급적용과 관련해 가장 큰 난제는 유흥업 지원 문제다. 손실보상의 1차 대상인 집합금지 대상 업소가 14만개인데, 이 중 상당수가 유흥시설 5종(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콜라텍·헌팅포차)과 홀덤펍(술을 마시며 카드 게임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손실보상금이 지급될 경우 유흥업소 지원 비율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선 정확한 통계가 없다. 정부는 “구체적인 비중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모르고 있다”(강성천 중소기업벤처부 차관, 지난 12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유흥업에만 전체 손실보상액 70%가 흘러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 역시 지난 17일 KBS 인터뷰에서 “유흥업소 같은 데도 지금 (영업)제한 업종이 됐다” “그분들에게 손실보상을 하게 되면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非)집합급지 업종은 어떻게?

 
부산시 여행업 생존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25일 오전 부산시청앞에서 1년 이상 매출이 없는 중소 여행사에 운영자금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시 여행업 생존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25일 오전 부산시청앞에서 1년 이상 매출이 없는 중소 여행사에 운영자금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집합금지나 영업제한의 대상이 아닌 일반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와의 형평성도 문제다. 예컨대 관광·여행업의 경우 집합금지·영업제한에 해당하지 않지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여행업계 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보다 83.7% 감소한 9조 8751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들 업종까지 일괄 지원하면 재정부담이 커질 거란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손실보상이 아닌 별도 방식의 지원 법안도 다수 제출됐다. 이미 국회에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최저임금 수준 생활지원(강훈식), 용기·포장·배달비 지원(성일종), 전기·도시가스요금 지원(윤영석), 대출 상환기간 연장·이자 감면(이철규), 폐업지원금 지원(정청래) 등을 법제화는 소상공인보호법이 발의됐다.
 

매출액이냐? 영업이익이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손실보상법 관련 입법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오종택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손실보상법 관련 입법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오종택 기자

마지막으로 첨예한 쟁점은 손실보상액 산정 기준이다. 소상공인들은 영업이익을 입증하기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매출액 기준 손실보상을 선호한다. 반면 정부는 매출액에서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매출액이 줄면 식재료비 등 변동비용도 줄어드니, 매출 감소액을 전액 손실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회에선 손실보상의 구체적 기준을 법에 일일이 정하지 말고, 손실보상심의위원회나 재난지원금심의위원회 같은 전담 조직에 맡기자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송갑석·김윤덕 의원과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이 각각 발의한 소상공인보호법이 이런 구조다. 하지만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도 정부의 비용추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회는 25일 입법청문회에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실장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불러 정확한 예산 규모를 묻겠다는 계획이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