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인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나..."노 마스크는 후순위"

18일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이슬람 신도 등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8일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이슬람 신도 등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선두인 이스라엘은 지난 2월부터 ‘그린패스’(녹색 여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린패스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다. 화이자 백신을 두 번 맞아야 발급해준다. 당시 이스라엘 접종률은  57.3%(2차 접종 완료자 기준)였다. 그린패스를 보여주면 수영장과 체육관·호텔·식당 등 감염 우려가 높아 출입이 제한된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그린패스를 발급 받으려 백신을 맞는 시민도 나타났다. 결국 높은 접종률로 이어졌고, 이스라엘은 지난달 18일부터 실외에서 탈(脫) 마스크다.
 
#2 미국도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마스크 벗기’에 나섰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대중교통을 제외한 실내외 활동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전체 인구의 46.6%가 1차 접종을, 35.8%가 2차 접종을 마쳤을 때 나온 대책이다. 
 
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앞다투어 시행 중인 가운데 한국 방역당국도 인센티브 마련에 나섰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5일부터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해외에 다녀올 경우 14일간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도 격리가 면제된다. 방역당국은 이 외에 ‘5인 이상 모임금지’ 해제나 영업시간 제한 예외 등 추가적인 규제 완화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백신 1차 접종률 7%…“방역 완화는 이르다”

18일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이슬람 신도 등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18일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 근로자와 이슬람 신도 등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은 인센티브 적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외국보다 접종률이 현저하게 낮은 상태라 백신 접종 완료자라 하더라도 방역 정책 완화 조치를 적용하는 건 이르다는 지적이다. 18일 0시 기준 국내 1차 접종률은 7.3%, 2차 접종률은 2%에 불과하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적어도 1차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전체 인구의 25%는 넘어야 추가 인센티브 방안 논의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접종률이 낮은 현 단계에서는 방역 완화보다는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이 접종률 제고에 도움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재정적 지원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상황에선 1차 접종을 했을 때 접종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전향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미국 메릴랜드 주는 최근 권장횟수에 맞게 백신을 맞은 주 공무원에게 1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6월 1차 접종률 25% 달성 시 집합금지 조치 완화 검토 가능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둔 18일 서울시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신도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아기 부처님께 관불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둔 18일 서울시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신도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아기 부처님께 관불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6월 말 1300만명 접종' 목표를 달성해 1차 접종률이 25%를 넘어가게 되면 일부 방역 조치 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기석 교수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야외에서 10인 이상 모임을 허용하게 하는 방안이 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과 함께 백신 완료자에게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완화해주는 등의 대책을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백신 완료자는 1차 접종자가 아니라 2차까지 모두 완료한 이들에 국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브리핑에서 방역수칙 제한ㆍ조정은 대부분 2차 접종을 마친 자를 기준으로 한다면서도 일부 1차 접종자에게 이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함께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기석 교수는 “1회 접종만으로 인센티브를 적용하기엔 예방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 또 2차 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잘못된 사인으로 읽힐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녹색 여권 도입?…형평성 논란 해결이 관건

예배당 등 입장에 필요한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증명용 그린 패스. [AFP]

예배당 등 입장에 필요한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증명용 그린 패스. [AFP]

정 교수는 이스라엘처럼 녹색 여권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질병관리청 활용하고 있는 백신접종증명 앱 ‘쿠브(COOV)’를 녹색 여권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형평성 문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앞서 지난달 초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백신 여권은 알레르기가 있거나 임신 중이라 백신을 맞지 못하는 이들을 차별하고 계층화한다’며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올라왔었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는 “이스라엘처럼 백신을 맞지 않으면 아예 출입을 못 하게 하는 등의 극단적인 조치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도 “자의든 타의든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은 어쨌든 다른 이들이 백신을 맞음으로써 감염 위험이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차별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탈 마스크는 가장 후순위에 

최근 코로나19가 인도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12일 인도 북서부 잠무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가 인도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12일 인도 북서부 잠무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인센티브 정책 중 가장 후순위에 둬야 할 것은 ‘탈 마스크’ 정책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감염 수준이 미국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1차 접종률 70%를 달성하기 전 탈마스크 정책을 꺼내 드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국내에 인도·남아공·영국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 마스크 벗기 등 방역 수칙을 너무 확 풀면 나중에 문제가 터져도 주워 담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