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화 등으로 1539명 감축 밝힌 ‘서교공’, 대졸 공채 조리원은?

지난 4월 서울 세종대로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서울교통공사 캐릭터 '또타' 굿즈를 구입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이번 굿즈 판매행사는 서울교통공사가 굿즈를 팔아 적자를 메워야한다는 절박함과 재정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한편 공사는 지난해 1조113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뉴스1

지난 4월 서울 세종대로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서울교통공사 캐릭터 '또타' 굿즈를 구입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이번 굿즈 판매행사는 서울교통공사가 굿즈를 팔아 적자를 메워야한다는 절박함과 재정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한편 공사는 지난해 1조113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뉴스1

 
재정난에 몰린 서울교통공사의 경영혁신 계획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벽을 넘었지만 실행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 만성 적자 타개 방안으로 임금 동결, 외주화 등을 제시해 노조의 반발을 산 데다 주요 자금 확보 방안인 자산 매각 역시 서울시 동의가 우선돼야 해서다. 노조는 사측과 교섭이 결렬될 시 파업 등 강도 높은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의회 성중기 의원실 등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4일 오 시장에게 경영혁신 추진계획안을 보고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계획을 보고받았지만 진전이 없어 다시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고 밝혀 이후 나올 자구안에 관심이 쏠렸었다. 이번 보고에서는 서울교통공사가 의지를 갖고 노조와 협의해 진행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사실상 계획안을 받아들인 셈이다. 
 

노조 반발 “원만한 교섭 어려울 듯”   

 
서울교통공사는 계획안에서 2026년까지 1539명을 감축해 연간 1062억원의 비용을 줄이고, 주요 보유자산을 매각해 8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 ▶역세권 개발 등 신사업 수익 강화(1909억원) ▶광고·상가 가치 제고(401억원) ▶임금 동결, 복리후생비 조정 등 단기 자구안(982억원) 등의 추진 계획도 세웠다. 이 내용은 지난 8일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약 테이블에 올라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당기순손실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울교통공사 당기순손실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울교통공사 부채비율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울교통공사 부채비율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울교통공사 승객 1인당 운송적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서울교통공사 승객 1인당 운송적자.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세부 인력 감축안을 보면 근무형태 재편으로 587명, 정비 업무 효율화 등 인력 조정으로 521명, 비핵심 업무 자회사·외부기관 위탁으로 431명 등이다. 비핵심 업무에는 차량기동반(101명), 기지 기계 관리(40명), 구내운전(90명), 특수차 운영(69명), 궤도시설 보수(19명), 구내식당(45명), 후생지원(25명) 등이 포함됐다. 노조 측은 “불과 몇 년 전 서울시가 직영화를 추진해놓고 구내운전, 차량기동 등 안전 관련 업무를 다시 외주화로 돌리겠다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2018년 정규직화 직무 다시 외주화 추진 

 
차량의 기지 입·출고를 담당하는 구내운전이나 궤도시설 보수, 차량기동반, 특수차 운영, 구내식당 등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일환으로 2018년 3월 직영화됐다. 이후 지난해 말 조리원 공개 채용에서 기존과 다르게 20·30대 대졸자가 대거 채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외주화 추진으로 이들의 거취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지만 공사에 따르면 현재 정규직 직원은 외주화 대상이 아니며 퇴직하는 직원 자리를 민간 위탁으로 돌릴 계획이다. 같은 직무지만 일부는 정규직, 일부는 외주 직원이 맡게 된다는 얘기다. 
 
이에 관해 노조 측 관계자는 “후생지원이나 구내식당 등의 인력 관리에 대해 사측이 노조와 논의한 적 없고 이번 계획도 일방적으로 얘기된 것”이라며 “1년 넘게 정부나 서울시가 지원책을 내놓지 않다가 이제 와 인력을 줄이고 외주화를 확대한다는 것은 2016년 구의역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조 측은 오는 14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힌 뒤 사측과 협상을 이어나갈 계획이지만 공사가 재정난에 몰린 만큼 원만한 교섭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오른쪽)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대표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노인 등 무임승차 손실 보전, 노후 안전시설 교체 재투자 비용 확보 방안 등이 논의됐다. 오종택 기자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오른쪽)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노사대표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노인 등 무임승차 손실 보전, 노후 안전시설 교체 재투자 비용 확보 방안 등이 논의됐다. 오종택 기자

 

부지 매각으로 8000억, 서울시와 ‘동상이몽’ 

 
이번 경영혁신 계획에는 보유자산 매각도 포함됐다. 2022년 사당 복합환승센터 부지와 용산 4구역 업무시설 매각으로 각각 3500억원·500억원을, 서울시로부터 2025년 창동차량기지와 남양주시 진접기지의 가치 차액을 보전받아 4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사당 복합환승센터 부지는 2016년 서울시가 현물 출자한 것으로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에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 이전에도 서울시에 매각 방안을 제시했지만 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민간이나 SH와 협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창동차량기지에 관해 서울시는 시로 무상 귀속 입장을 밝혀 이 역시 논의가 필요하다. 
 
서울교통공사는 상반기 5000억원에 이어 하반기 7000억원 규모의 공사채 발행으로 올해 1조 2000억원을 확보하고 자구 노력으로 4000억원을 마련해 1조5373억원의 부족자금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공사채 발행 사전 승인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공사와 협의해 공사채 발행을 신청하면 외부 위원회가 적정성을 판단해 승인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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