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지켜라…이더리움 추격에 비트코인, 4년 만에 업그레이드

비트코인(왼쪽)과 이더리움.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왼쪽)과 이더리움.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이 4년 만에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비트코인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추격을 물리치기 위해서다. 업그레이드가 되면 거래에 따르는 개인정보 보호와 효율성이 한층 강화될 뿐 아니라 중개인 없이도 거래할 수 있는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계약은 이더리움이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의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를 공식 승인했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을 의식한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온다. 1위 수성을 위해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기준 전체 암호화폐 시장 점유율은 비트코인이 약 45%, 이더리움이 18%다. 올해 초만 해도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은 70%, 이더리움은 12%였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경쟁력 핵심 스마트계약 장착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이 이더리움을 껄끄럽게 여긴다는 사실은 이번 업그레이드의 핵심 중 하나가 스마트 계약이라는 데서 알 수 있다. 비트코인은 향후 ‘라이트닝 네트워크’ 확장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란 실제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아닌 별도의 체인을 활용해 거래 당사자들끼리 ‘스마트 계약’을 구성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스마트 계약은 이더리움의 핵심이자 차별화 포인트였다. 개발자들은 이더리움의 자체 프로그래밍 언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계약 조건과 내용을 코딩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형태의 디지털 계약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비트코인도 이더리움과 같은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포석이다. 암호화폐 채굴업체 매러슨디지털홀딩스의 프레드 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탭루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 계약”이라며 “스마트 계약은 이더리움에서 주요한 혁신의 원동력이 될 정도로 본질적으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앱과 사업 구축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뉴스1]

14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뉴스1]

CNBC는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스마트 계약을 구축하면 ‘탈(脫)중앙금융(디파이)’ 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디파이 프로젝트는 댑스(Dapps)라는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 계약으로 실행되는데, 비트코인이 이에 대적할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또 다른 핵심은 ‘슈노르(Schnorr)’라는 다중 서명으로의 전환이다. 이제까지 비트코인은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 지갑을 관리하고 합법적 소유자만이 비트코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슈노르’로 서명 방식이 바뀌면 거래의 보안성이나 개인정보 보호가 더 강화된다. 여러 개의 서명이 겹쳐 있다 보니 거래 대상의 열쇠에 대해 판독하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CNBC는 “슈노르가 여러 개의 서명으로 이뤄진 거래와 단일 서명으로 이뤄진 거래를 구별할 수 없게 만들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슈노르 전환은 스마트 계약이 블록체인에서 차지하는 공간을 줄여 줘 거래 비용을 낮추고 처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 
 
비트코인의 이번 업그레이드는 11월에 이뤄진다. 많은 테스트를 통해 업그레이드로 발생하는 오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머스크 또 변덕 “테슬라 비트코인 결제 허용할 수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이더리움과 함께 비트코인의 골칫거리가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또다시 변심할 기세다. 테슬라 차의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채굴자들이 적정한 수준(50% 이상) 이상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고 긍정적인 미래 트렌드에 대한 확인이 있으면 테슬라는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허용할 것”이라고 썼다. 테슬라는 지난 2월 테슬라 차를 사는데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가 3달만인 지난달 12일 머스크 CEO가 비트코인에 전기가 너무 많이 소모된다며 이를 취소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데 에너지를 절감하면 테슬라 차의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데 에너지를 절감하면 테슬라 차의 비트코인 결제를 다시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트위터 캡처]

머스크의 ‘변덕(?)’에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4일 오후 3시 30분 현재 전날보다 11.74% 오른 개당 3만 92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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