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대란 주범 아파트 주차장 높이…경기도, 2.7m로 권고

지난 2018년 택배 대란이 일어난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 아파트 지상 진입이 막힌 택배기사들이 배달물품을 아파트 입구에 내려 놓고 있다. 뉴스1

지난 2018년 택배 대란이 일어난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 아파트 지상 진입이 막힌 택배기사들이 배달물품을 아파트 입구에 내려 놓고 있다. 뉴스1

지난 2018년 4월 경기도의 한 신도시 아파트단지에서 택배 문제로 주민들과 택배기사들이 대립하면서 아파트 단지 입구에 택배 물건이 쌓였다. 이른바 택배 대란이다.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의 높이였다. 
 
주민들은 안전한 지상 공원을 위해 택배 차량이 지하로 출입하길 원했지만, 2.3m인 주차장 입구의 높이는 2.5m 높이의 택배 차량은 통과할 수 없었다. 결국, 차량의 지상 진입을 막은 주민들에 맞서 택배 업체들은 아파트 정문에 배송품을 쌓았다. 전국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졌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지하 주차장의 최저 층고 기준을 기존 2.3m에서 2.7m로 의무화하도록 '주택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다.
 

"지하주차장 2.7m 이상으로" 경기도 권고 왜? 

경기도는 2019년 1월 이전 사업계획을 승인받은 도내 160개 아파트 건설 현장에 지하주차장 높이를 2.7m 이상 확보하도록 권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개정된 최저 층고 기준이 2019년 1월부터 시행돼 그 전에 사업 승인을 받은 아파트 단지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도내에서 건설 중인 아파트는 392개 단지다. 이 중 160개 단지가 2019년 1월 이전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경기도는 이들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이 기존 아파트처럼 2.3m 높이로 건설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019년 1월 이전 사업계획을 승인받아 이미 입주를 끝낸 도내 아파트 656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지하주차장 높이가 2.7m 미만인 아파트가 97%였다. 이들 아파트 중 84%는 택배 차량의 지상 도로 진·입출을 허용하고 있지만, 나머지 16%(102개 단지)는 지상 도로 이용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택배업체들은 단지 입구에 집하장을 만들거나 손수레로 물건을 이송한다고 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권고 대상 아파트 중에는 완공 단계에 있는 아파트도 있지만 막 건설을 시작한 아파트도 있다”며 “택배 문제나 주거 쾌적성 등을 이유로 지하주차장 높이 완화를 원하는 입주민도 많기 때문에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참고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입주 아파트도 주차장 높이 개선 자문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경기도는 이번 권고와 함께 경기도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을 투입해 현장점검도 할 예정이다. 지하주차장 구조체 높이가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될 경우 주차장 높이 개선을 위해 과도한 배관·시설물 설치 지양 등의 자문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  
 
입주가 완료된 아파트에서 기술지원을 요청할 경우 ‘경기도 공동주택 기술자문단’을 현장에 보내 단지별 여건에 맞는 안전한 택배 배송을 위한 기술·공사 자문, 설계도서를 지원할 계획이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정책관은 “이번 개선대책은 택배 갈등 해결을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첫 시도라는 점에서 작지만, 의미가 있다”며 “입주민과 택배 노동자가 서로의 주거권과 노동권에 대해 존중하는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