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시신 몸무게는 34㎏였다···오피스텔에 친구 가둔 악마들

서울 마포구의 한 원룸에 친구를 가두고 가혹 행위를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의 범행 동기가 피해자로부터 고소를 당한 것에 대한 앙심 때문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의자 김모(20)씨와 안모(20)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범죄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5일 오전 마포 원룸 나체 사망사건의 피의자인 20대 초반 남성 2명이 서울서부지법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출석하고 있다. 편광현 기자

15일 오전 마포 원룸 나체 사망사건의 피의자인 20대 초반 남성 2명이 서울서부지법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출석하고 있다. 편광현 기자

 

영등포서 사건 종결 나흘 뒤 '이사'

17일 경찰은 "상해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피의자들은 피해자 A씨가 자신들을 고소한 것에 앙심을 품었다"며 "보복범죄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피해자 A씨의 아버지는 상해죄 혐의로 김씨와 안씨를 고소했다. 사건을 이첩받은 영등포서는 지난 5월 27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다.
 
사건 종결 4일 뒤인 지난 1일, 김씨와 안씨는 마포구의 한 원룸에 입주한 뒤 A씨를 그곳에 가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일 A씨가 부축을 받으며 원룸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된 CCTV 영상을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나체로 사망한 채 발견된 A씨가 집 밖으로 나온 장면은 없었다고 한다. 국과수 1차 소견에 따르면 그의 몸무게는 34㎏으로 영양실조 상태였으며, 폐렴 증상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깃발. 뉴스1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깃발. 뉴스1

 

"고소 취하 원해" 진술 강요 정황

경찰은 김씨와 안씨가 앙심을 품은 시기를 지난 1월 영등포서 피의자 조사 때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7일 A씨는 김씨와 안씨를 상해죄로 대구 달성경찰서에 고소했다. 사건을 이첩받은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월 두 사람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진술을 받았다고 한다. 이 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3월 30일쯤 피의자들은 부모님의 집에서 치료 중이던 A씨를 자신들의 거주지로 데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부터 김씨와 안씨는 A씨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고, 경찰에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도록 했다고 한다. 지난 4월 17일 영등포서가 A씨에게 '대질조사를 위해 출석해야 한다'고 하자 그는 "서울이 아니라 출석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후 경찰에게 '고소를 취하하고 싶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경찰은 전화를 받을 당시 A씨의 옆에 피의자들이 있었으며, 문자 메시지 역시 피의자들에 의해 전송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 "보복 범죄 처벌 더 무겁다"

전문가들은 특가법상 보복 범죄가 인정되면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 정태원 변호사(법무법인 에이스)는 "보복범죄는 법정 최저형이 10년이라 살인 혐의(5년)보다 높다"며 "양형 증가 사유가 될 뿐 아니라 집행유예도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장희진 변호사(지음법률사무소)는 "'살인의 의도는 없었으니 감금치사다'는 피의자 측의 주장도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15일 오전 마포 원룸 나체 사망사건의 피의자인 20대 초반 남성 2명이 서울서부지법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마포 원룸 나체 사망사건의 피의자인 20대 초반 남성 2명이 서울서부지법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수사를 통해 김씨와 안씨의 범행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A씨에게 물류 아르바이트 등 일용직 노동을 강요하고, 수백만 원을 갈취했다. 마포구 오피스텔에서는 A씨를 화장실에 가두고 '성적 묘사 행위'를 하는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세 사람의 계좌 분석을 통해 금융 범죄가 있었는지도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게 어떤 행위를 강요한 정황이 너무 많다"며 "어떤 혐의를 적용할 지 하나씩 확인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강요죄 혐의와 피해자의 진술을 방해하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도 처벌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