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난 불 급했나…‘의총 대전’ 앞두고 광주 찾은 송영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광주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광주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도부가 21일 당의 텃밭인 광주·호남 지역을 방문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시청에서 광주 예산정책협의회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정이 광주 건물 붕괴 사고의 진상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밝혀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된 이른바 ‘액셀’ 발언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송 대표는 “하필 버스 정류장 앞에 저런 것(건물 철거)을 방치해서 이런 엄청난 사고가 발생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이런 점을 제가 지적하는 과정에서 논란도 있었지만, 오늘 버스기사의 가족을 만나 위로를 드리고 왔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지난 17일 “운전기사가 액셀러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버스기사의 딸은 언론 인터뷰에서 “매우 불쾌하고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이날 광주·호남 지역을 찾은 건 명목상 예상정책협의회 때문이었지만 당 내에선 ‘집토끼 단속’이 필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광주에서 참사가 난 데다가 이준석 대표 당선 뒤 국민의힘이 호남에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5.18 민중항쟁 추모제에 참석한 5월 3주차에 리얼미터가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이 호남 지역에서 21.9%을 기록했다. 전주보다 9.4%포인트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에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1.9%포인트가 빠진 47.9%였다.  
 
21일 예산정책협의회 자리에서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은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광주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며 “깊이 반성해 시민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게 심기일전 해야 한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가 21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읍 김대중광장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가 21일 오후 전남 무안군 삼향읍 김대중광장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이날 전남도는 민주당 지도부에게 정책·예산 지원 30건을 건의했다. 국립의과대 신설, 흑산공항 건설, 전라선 고속철도 건설,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 추진 등이다.
 
송 대표는 “전남은 내 고향이자 민주당의 뿌리”라며 “전남 발전을 위해 빨리 통과되도록 당 지도부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텃밭 다지기에 여념이 없는 동안 당 내에선 경선연기론을 두고 잡음이 계속 나왔다.
 
광주에서 당 최고위원회의가 진행 중일 때 전혜숙 최고위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경선 시기조정’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 최고위원이 지도부 회의에 불참하는 대신 경선 규칙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전 최고위원은 “경선 시기를 논의하자고 의원들이 의원총회 소집을 했는데 지도부에서 의총을 거치지 않고 알아서 하려 했던 건 옳지 않다”며 “누군가의 경선 승리가 아니라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중앙공원 김대중광장에서 한 시민이 경선연기 반대 입장을 주장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남수현 기자

전남 무안군 삼향읍 남악중앙공원 김대중광장에서 한 시민이 경선연기 반대 입장을 주장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남수현 기자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당헌·당규에 따르면 180일 전까지 대선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고 의무 규정으로 돼 있다”며 “단서 조항의 ‘상당한 사유’로 당무위에 부칠 사항인지 아닌지는 대표와 지도부가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의총을 열긴 하되 의총에서 경선 연기나 당무위 소집 등을 결정하진 않겠단 뜻이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송 대표는 그동안 당헌·당규의 의무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말해왔다”며 “그게 경선연기론에 대한 송 대표의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22일 열리는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이재명계와 반(反)이재명계 의원들이 경선 시기에 대해 격론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이번 의총은 반이재명계 의원 66명이 소집을 요구해 당 지도부가 20일 밤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개최를 결정했다.
 
송승환·남수현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