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대로면 반란 일어난다" 차기 연금학회장의 경고 [view]

“어느 시점에서 미래세대의 반란이 일어날 것이다.”
 
차기 한국연금학회 회장인 이창수(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숭실대 교수는 최근 연금학회·인구학회 학술대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연금 개혁 지연이 미래세대에게 얼마나 큰 짐을 지우는지를 지적하면서다. 이 교수는 “프랑스가 고령화 사회(65세 이상이 인구의 7%)에서 초고령 사회(20%)로 가는 데 157년이 걸렸는데 한국은 27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우리 사회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8년 국민연금 재정을 따질 때(4차 재정재계산) 출산율을 1.24~1.38명으로 가정했다. 그 결과 2065년 생산가능인구 1명이 0.9명의 노인을 부양하는 거로 나왔다. 하지만 실제 출산율은 지난해 0.84명에 불과했고, 올해는 0.7명대로 예상된다.
 
이 교수는 “출산율을 1.05명(2017년)으로 잡는다 해도 생산가능인구 1명이 노인을 한 명 이상(1.05명) 부양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출산율을 1.05명으로만 가정해도 기금 소진 시기(2057년)의 적자가 124조원에서 239조원으로 늘어난다. 기금운용 수익률이 0.5%포인트(p) 낮아지면 2055년에, 1%p 낮아지면 2053년에 기금이 고갈된다고 한다.
 
이 교수는 “그래프가 급전직하(급격히 하락)한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2088년에 1경4000조~1경8000조원(경상가격)의 적자가 쌓이는데, 이걸 미래세대가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탄식했다.
 
2088년 공적연금 최대 1경8000조 적자 … “미래세대 반란 일어날 것”
 
이 교수에 따르면 2065년 국민·사학·공무원·군인 등 공적 연금의 재정 적자를 메우려면 그해 정부 예산의 22.8%를 써야 한다. 출산율을 1.05명으로 가정할 경우 24%를 쏟아부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전망이다. 지금의 공적 연금은 수지상등(보험료 부담이 보험금 지급액과 같음) 원칙을 위배하고 있어서 이런 문제가 생긴다.
 
이 교수는 “현 연금제도가 일종의 폰지게임(다단계 금융사기의 일종) 같아서 후세대한테 계속 부담을 전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년대계인 공적 연금에 대해 5년 임기의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현실”이라며 “공적 연금은 정치 실패의 가능성이 커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의 문제는) 당국자의 책임감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며 거기에 편승해 목소리를 못 내는 전문가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명 현 연금학회 회장도 같은 학술대회에서 “주요 정책 결정자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 인구구조가 세계에서 가장 안 좋은데, (연금 개혁은) 가장 느리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22일 추가 통화에서 “재정 당국이 공무원·군인연금 국가부채(를 적게 보이려고) 추계에 꼼수를 쓴다”며 “국민연금도 미적립부채가 1500조원(국민 1인당 289만원)에 달하는데, 국가부채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보다 심각하다. 출산율(0.84명) 반등 가능성이 희박한데 세금 거둬서 연금을 주면 된다(부과 방식)고 한다”며 “이 경우 높은 세금 때문에 청년들의 탈(脫)한국 러시가 예상된다. 이들이 중국과 일본에서 3D 업종의 일을 할 가능성이 큰데 그러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을 각오하고 국민연금 개혁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했다”며 “현 정부는 국민연금 부채를 더 늘리는 사지선다형의 ‘골병드는 안’을 내놓은 뒤 손도 안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2018년 4차 재정재계산을 통해 2042년 적자가 시작돼 2057년 기금이 소진된다고 추정했다. 이를 토대로 네 가지 개혁안을 만들어 그해 12월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도, 국회도 그걸로 끝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