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구경하고, 혼자 제품 써보고…여기 가전매장 맞아?

변화하는 LG 가전매장, LG베스트샵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더현대 서울’ 백화점 5층에는 ‘LG전자 베스트샵’이 있다. 이 매장에 들어서면 입구에서 ‘LG클로이 바리스타봇’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이 로봇이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직접 맛도 볼 수 있다.  
 
680㎡(약 206평) 대규모 매장의 절반은 인테리어를 고려한 가전인 ‘LG 오브제 컬렉션’을 비롯해 프리미엄 제품인 ‘LG 시그니처’ 등으로 꾸며진 공간이 있다. 제품별로 나열된 형태가 아니라 실제 집안처럼 꾸민 공간이다. 예컨대 흰색 오브제 냉장고와 분홍빛이 도는 오브제 식기세척기 등을 활용해 부엌처럼 꾸몄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 5층에 있는 LG베스트샵. 다양한 색상의 LG오브제 컬렉션을 활용해 부엌 처럼 꾸며 놓은 공간을 방문객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 5층에 있는 LG베스트샵. 다양한 색상의 LG오브제 컬렉션을 활용해 부엌 처럼 꾸며 놓은 공간을 방문객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LG베스트샵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LG전자의 제품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고객의 발길을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고객 체험’을 강화하고 나섰다. 제품이 작동되는 모습뿐 아니라 인테리어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안한다. 매장 안에 LG 오브제 컬렉션 제품으로 꾸민 주방, 거실, 세탁실 같은 공간을 만드는 식이다. LG 측은 “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은 고객이 선호도에 따라 다양한 공간 솔루션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여러 가전을 조화롭고 일체감 있는 디자인으로 구현한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QR 찍고 들어가 한밤에 구경”

야간 운영도 한다. LG전자는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6곳 등 총 9곳에 있는 LG베스트샵을 매장 직원들의 퇴근한 오후 8시 30분부터 12시까지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품을 구경하고 싶지만, 직원과 대면하는 것이 불편하거나 퇴근 시간 이후에 짬이 나는 직장인 등을 위해서다.  
 
이들 매장을 둘러보려면 입구에서 QR코드로 본인 인증을 거치면 문이 열린다. 매장 안에서 자유롭게 제품을 체험하거나 구경할 수 있다. 해당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키오스크(무인단말기)나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고객 반응은 좋다. LG 측은 “무인 매장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에 시범으로 야간 운영을 했는데 부담 없이 여러 번 방문할 수 있고 충분히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앞으로 다른 매장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LG베스트샵 서초점에서 LG클로이 바리스타봇이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방문객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서울 서초구 LG베스트샵 서초점에서 LG클로이 바리스타봇이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방문객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 LG전자]

 

아이폰과 아이패드도 판다 

LG전자의 제품이 아닌 다른 업체의 제품도 판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8월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같은 애플의 모바일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LG전자가 7월 말 휴대전화 사업을 종료하면서 모바일 기기를 직접 만들지 않아서다. 애플 제품 중에서도 맥북, 맥프로, 아이맥같이 LG전자가 생산하는 PC 제품은 팔지 않는다. 사후서비스(AS)는 제공하지 않을 예정이다.
 
LG전자 입장에선 빈 곳이 된 모바일 제품 자리를 아이폰 등으로 채우면 이들 제품을 찾는 고객의 발길을 잡을 수 있다. 애플 입장에선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주춧돌로 전국에 있는 400여 개 LG베스트샵을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와 애플은 그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에서 모바일 제품에 탑재할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받았다.
 
오후 8시30분부터 12시까지 야간 운영하는 LG베스트샵에 들어가기 위해서 QR코드로 본인 인증을 하는 모습. [사진 LG전자]

오후 8시30분부터 12시까지 야간 운영하는 LG베스트샵에 들어가기 위해서 QR코드로 본인 인증을 하는 모습. [사진 LG전자]

 

통신업계, “LG전자 아이폰 판매 반발”

다만 통신업계에선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중소 대리점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동통신 유통대리점으로 이뤄진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동반성장위원회와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5월 협회와 동반성장위원회, 삼성전자, LG전자가 공동 서명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 위반이라는 것이다. 협약에는 ‘삼성전자 판매는 삼성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 폰만, LG전자는 LG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 폰만 판매한다’는 내용이 있다. LG전자 측은 “아이폰 판매가 확정되지 않았고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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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