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외교부 '직원 본국소환' 법원 효력정지에 즉시항고

외교부가 지난 22일 김홍수(39) 전 주상하이문화원장에 대한 원(原)소속 부처 복귀명령 효력을 본안 판결 후 30일까지 정지한 법원의 결정(지난 9일)에 대해 즉시항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 결정에 불복 의사를 밝힌 외교부는 24일 현재 김 전 원장 인사명령과 관련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외교부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를 받은 김 원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고, 3월에는 징계 청구 시 원소속 부처로 복귀해야 한다는 법령에 따라 국내로 복귀 조치했다.
 
행정소송법 23조 5항, 민사소송법 444조에 따라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이 있더라도 결정 고지일부터 1주일 이내 즉시항고가 가능하다. 김 전 원장 측은 결정 선고일이었던 지난 9일로부터 1주일이 되는 날이 지난 16일이었던 점을 들며 즉시항고 기간이 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현행법이 선고일이 아닌 고지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결정문 송달, 유선이나 팩스 등으로 고지된 시점을 외교부는 달리 주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유환우)는 지난 9일 본국으로 조기 소환된 주상하이한국문화원장에 대한 외교부의 원소속부처 복귀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효력정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11 월  30 일 서울 서초동 서울행정법원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유환우)는 지난 9일 본국으로 조기 소환된 주상하이한국문화원장에 대한 외교부의 원소속부처 복귀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효력정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11 월 30 일 서울 서초동 서울행정법원의 모습. 연합뉴스

김 전 원장 측에 따르면, 김 전 원장은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유환우) 결정이 나온 지 6일 뒤인 지난 15일 외교부 인사제도평가팀 직원과 통화했다. 당시 해당 직원은 “즉시항고를 검토하고 있고, 이후 또 법적으로 다투면 되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외교부가 지난 15일 이전에 법원 결정을 고지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만약 고지 뒤 1주일을 넘겨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면 각하(내용 판단 없이 재판 종료)가 유력하다. 다만, 외교부는 규정에 따라 적법한 기간 내에 즉시항고 한 것이란 입장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부장 김양호)도 지난 18일 “일본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위안부 소송 비용은 없다”는 결정에 대한 원고 측의 즉시항고(지난 14일)에 “기간이 지났다”며 각하했다. 전임 재판부는 지난 1월 배춘희 할머니 등 원고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주며 소송 비용은 일본이 부담하라고 했지만, 후임 재판부는 “소송 비용을 일본으로부터 받아낼 수 없다”고 직권으로 결정했었다.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청사 전경. 뉴시스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청사 전경. 뉴시스

법원이 외교부의 즉시항고를 받아들여 다시 심리하더라도 당초 결정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은 없다. 김 전 원장에 대한 복귀명령의 효력을 정지한 법원 결정은 양측 다툼과 무관하게 유효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외교부는 지난 3월 22일 김 전 원장이 원소속 부처(산업통상자원부)로 복귀한 지 9일 만인 지난 3월 31일 임용 공고를 내고 신임 문화원장 선발 절차를 시작했다. 김 전 원장은 귀임 후 산업부 소속 서기관으로 보직 없이 대기발령 중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법원 결정의 구체적 의미에 대한 추가 검토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처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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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원장은 2019년 9월 주상하이한국문화원장에 취임한 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 소속인 문화원 직원 일부의 근태 문제를 지적하며 징계 및 계약 해지를 건의했다가 지난해 3월 이들 직원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당해 징계(감봉 2개월) 뒤 귀임 조처됐다. 근태 문제를 지적받았던 직원들은 2019년 한 해 동안 석연찮은 방법으로 쌓은 초과근무 시간을 통해 1년이 넘도록 유급 대체휴가를 사용하며 출근하지 않고 있다. 김 전 원장은 징계에 대해서도 소청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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