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X파일' 수사 중앙지검 4차장…'친정권' 김태훈에 맡겼다

법무부가 25일 단행한 역대 최대규모 검찰 중간간부(고검검사급 652명, 일반검사급 10명 등) 인사에선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에 대한 논공행상이 두드러졌다. 이번 인사로 특수·공안을 포함해 검찰 최대 직접수사 전담부서를 운영하는 서울중앙지검은 '검사장-차장-부장검사'로 이어지는 삼중 방탄막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들을 24일 차관회의를 통과한 검찰 조직개편안(검찰사무기구규정 개정안)에 따라 직접수사를 담당하는 주요 부서에 포진하면서다.
 

靑 권력수사엔 삼중 방탄…尹 의혹 노리나 

법무부는 25일 역대 최대 규모의 중간간부(고검검사급)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했다. 부임은 7월2일이다. 뉴스1

법무부는 25일 역대 최대 규모의 중간간부(고검검사급)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했다. 부임은 7월2일이다. 뉴스1

주요 특수수사를 관할하는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엔 김태훈(50·사법연수원 30기) 법무부 검찰과장을 승진·보임했다. 그는 추미애·박범계 법무부 장관 아래에서 검찰 인사를 담당했다. 4차장검사로 승진하면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다시 보좌하게 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과 장모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장에는 조주연(49·33기) 정읍지청장이 전보됐고, 기존 정용환(46·32기) 반부패수사2부장은 반부패·강력수사1부장으로 영전했다. 4차장검사 산하에서는 윤 전 총장 가족의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이다.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과 김씨가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협찬금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단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전국 최선임 차장검사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엔 정진우(49·29기) 의정부지검 차장검사가 전보됐다. 2차장검사엔 조국·추미애·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근거리에서 수행한 박철우(50·30기) 법무부 대변인이, 주요 선거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3차장검사엔 추미애 장관 시절 법무부 정책기획단장과 김오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준비단 신상팀장을 맡았던 진재선(47·30기) 서산지청장이 승진·보임했다. 신임 법무부 검찰과장엔 ‘옵티머스 사건’을 수사한 주민철(47·32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이 발탁됐다.
 
검찰 중간간부 주요 인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검찰 중간간부 주요 인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차장검사 산하의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현 서울고검장) 시절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을 수사하면서 한동훈 검사장을 무혐의로 처리하겠단 보고를 수차례 올렸으나 이 지검장이 매번 결재를 미뤘다. 형사1부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의 근거가 된 건설업자 윤중천씨 면담보고서 왜곡과 언론 유출 등을 비롯한 청와대 기획 사정(司正) 사건도 수사 중이었다. 변필건 부장검사와 이 지검장 사이에 끼인 신세였던 나병훈 1차장검사는 4개월만에 수원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3차장검사 산하의 형사13부는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무마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달라진 중앙지검 간부들이 윤 전 총장 처가 관련 사건 등 사회적 이슈가 된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한편, 30기 동기인 진재선 3차장검사와 김태훈 4차장검사는 각각 1996년, 94년 2년 간격으로 서울대 부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선후배 사이다.
 

'한명숙 모해위증'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영전 

25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승진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연합뉴스

25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승진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연합뉴스

추미애 전 장관이 지난해 자리를 새로 만들어 한명숙 전 총리 재판 모해위증 의혹 사건 감찰을 맡겼던 임은정(47·30기)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차장급인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승진했다. 윤 전 총장 징계 실무를 맡았던 박은정(49·29)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차기 검사장 승진 코스로 꼽히는 성남지청장에 보임했다.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무마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 수사기획과장으로 연을 맺은 김형근(52·29기)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도 수도권 주요 차치지청인 부천지청장으로 영전했다.
 
피고인 신분인 검사들도 건재했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한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진웅(53·29기)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울산지검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학의 불법 출금을 실행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행사, 자격모용공문서작성·행사 등)로 기소된 이규원(44·36기) 대전지검 검사는 공정거래위원회 법무보좌관 파견이 유지된 채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검찰인사위원회는 지난 23일 “일선 부부장 검사 충원 및 사기 진작 필요성 등을 고려해 36기도 부부장에 신규 보임한다”고 했었다.
 
이밖에 조직 개편에 따라 새로 생긴 직제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장엔 천기홍(51·32기) 논산지청장이,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장엔  최혁(47·33기) 고양지청 형사3부장이 보임했다. 부활한 ‘여의도 저승사자’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장(비직제)엔 박성훈(49·31기)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 파견 검사가 전보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25전쟁 제71주년인 2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을 참배한 후 방명록을 작성했다.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25전쟁 제71주년인 2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을 참배한 후 방명록을 작성했다. 뉴스1

오는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공식화한 윤 전 총장의 측근 검사들은 좌천을 거듭했다.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1차장검사였던 신자용(49·28기) 부산동부지청장, 2차장검사로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청와대 하명 수사 사건을 수사했던 신봉수(51·29기) 평택지청장은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 났다. 3차장검사로 조국 일가 수사를 담당했던 송경호(51·29기) 여주지청장은 수원고검, 옵티머스 사건 부실 수사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전 총장과 함께 입건한 김유철(52·29기) 원주지청장은 부산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법무부는 “금번 인사에서는 무엇보다 검찰 개혁과 조직 안정의 조화를 주안점에 두면서 전면적인 ‘전진(前進)인사’를 통해 검찰 조직의  쇄신과 활력을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6·25 전쟁 발발 71주년을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국민의 인권보호, 사법통제기관으로 우리 검찰이 거듭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