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조달러 인프라 예산 타결 선언…의회 통과는 미지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인프라 투자안에 대해 초당파 상원 의원들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인프라 투자안에 대해 초당파 상원 의원들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자신이 추진해 온 인프라 투자 예산 확보를 위한 협상이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과 공화당 '초당파' 상원의원 10명과 회동한 뒤 “초당파 의원들과의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미국의 사회기반 시설을 현대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번 협상에 참여한 민주당과 공화당 초당파 상원의원은 총 21명이다. 합의된 금액은 5790억 달러의 신규 사업을 포함해 5년간 9730억 달러, 8년간 1조 2090억 달러다.
 
이들은 도로와 교량 등에 1090억 달러, 전력 인프라에 730억 달러, 철도에 660억 달러, 통신망에 650억 달러, 대중교통에 490억 달러, 수도 시설에 550억 달러, 전기차 인프라에 75억 달러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천문학적 재원은 국세청 개혁을 통한 세수 확보, 미사용 코로나19 실업수당, 5G 주파수 경매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는 인프라 투자 재원을 법인세 인상 등으로 충당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선 법인세 인상안은 공화당 측의 반대로 빠졌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약 십여개의 자금 확보 방안을 열거했지만, 어떻게 작용하고 얼마나 많은 자금을 모을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합의 규모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말 ‘미국 일자리 계획’에서 제시한 예산 2조3000억 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남짓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규모 재정투입에 대해 공화당 내 부정적 기류가 여전한 데다 민주당 진보 그룹에선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1조8000억달러 규모 ‘미국 가족 계획’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뉴욕타임스(NYT)]

바이든 1조8000억달러 규모 ‘미국 가족 계획’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뉴욕타임스(NYT)]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인적 투자와 물리적 인프라 투자 모두 중요하고, 둘 다 마무리 지어야 한다”면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합의해 조정 절차(reconciliation)를 통해 ‘미국 가족계획’ 등 나머지를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둘 중 하나만 의회를 통과한다면 나는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같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 절차’는 세입과 관련된 법안에 한해 공화당의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절차인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조정 절차 법안이 통과하기 전까지 인프라 법안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 “의료, 교육, 빈곤 퇴치에 대한 투자를 중점으로 하는 더 큰 법안과 초당적으로 합의한 인프라 법안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초당파 상원 의원들과 합의한 지 두 시간 만에 '미국 가족 계획' 통과를 인프라 투자안의 전제 조건으로 삼는 등 입장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AP=연합뉴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초당파 상원 의원들과 합의한 지 두 시간 만에 '미국 가족 계획' 통과를 인프라 투자안의 전제 조건으로 삼는 등 입장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AP=연합뉴스]

 
반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협박하는 식으론 초당적인 합의를 끌어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번 협상에 참여했던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계획의 전제로 조정 절차를 생각하고 있다면 나는 이번 합의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