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외국인 교수, 강의 중 성적 묘사로 학생 성희롱”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내 한 강의실.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내 한 강의실. 연합뉴스

한국외대 외국인 교수가 수업시간에 노골적인 성적 묘사나 성폭력 등이 담긴 문학작품을 강의하며 학생들에게 성적 불쾌감을 줬다는 신고가 접수돼 학교 성평등센터가 조사에 나섰다.
 
25일 한국외대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이 학교 서양어대학 A교수는 지난해 2학기 회화·작문 수업에서 성폭행 관련 내용을 담은 교재로 강의하며 여성 인물이 생리를 경험하는 장면, 방 곳곳에 피가 튀는 장면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A교수는 이 장면에서 몇몇 여학생들에게 ‘이렇게 피를 많이 흘리는 게 가능한가’라고 질문하며 ‘온 사방이 피로 물들었다는 건 과장’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그 이전에도 수업시간에 꾸준히 성폭력·성매매·성도착자 등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다루며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모두 읽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학생회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2018년부터 사용하던 교재들 중 일부는 소아성애, 성폭력, 성매매를 소재로 한다”며 “특정 국가 문학에서 불가피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소재라고 하더라도 성적인 묘사를 필요 이상으로 자세히 다루며 학생들에게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는 교수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희롱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은 성적 불쾌감을 느낀 피해자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본 사건은 성희롱 사건의 성립 여부를 모두 갖춘 사건으로써 응당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지난 2월과 3월 2차례 학내 성평등센터에 A교수를 신고했고, 센터 측은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센터 측이 조사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으나 센터 관계자는 “사건이 복잡하고 참고인들도 많다. 규정과 절차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A교수는 4년 전부터 조교들에게 어린이집 예약, 출입국관리소 동행, 은행 업무 등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해 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자신의 취미생활이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진 촬영도 여러 차례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는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자각하고 더 이상 피해를 보는 학생이 없도록 해달라”고 했다.  
 
학교 측은 “성평등센터 조사결과에 따라 재임용 제외 등 필요한 조처가 취해질 것”이라며 “총학생회, 피해학생, A교수 의견 등을 청취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힐 것”이라고 했다.
 
A교수는 학생들의 성희롱 문제 제기에 대해 “수업시간에 문학작품을 토론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외대는 최근 인사소위원회를 열어 A교수를 재임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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