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탄핵 논란 이낙연, 김경수에 공개전화…秋 "난 맏며느리"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두고 정통성 논란을 벌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이재명, 이낙연 후보 캠프가 24일 또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전 울산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열린 플로깅 행사 현장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오전 울산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열린 플로깅 행사 현장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23일 재수감을 앞두고 있는 김경수 전 지사가 있는 경남도청을 찾았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지사를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이날 오후 민주당 경남도당 당원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김 전 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낙연 캠프 종합상황본부장 최인호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지사가 “도움을 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걱정을 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하자 이 전 대표는 “무엇보다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부탁드린다. 잘 지켜달라”고 말하자 이 전 대표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통령을 잘 모시고 지켜드리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정치 컨설턴트는 “최근 정통성 논란으로 공격을 받은 이 전 대표가 지지자들 앞에서 친노·친문 핵심인 김경수 전 지사와의 관계를 보여주려는 장면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서 “재수감을 앞둔 김경수 지사를 위로하기 위한 대화 내용을 공개해서 마치 선거에 이용하듯 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심’이 여기 있다는 식으로 오해하게 하려고 했단 것은 더 부적절하다”며 “정치적 중립을 엄정히 지키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이런 방법으로 당내 경선에 끌어들이는 게 과연 적절한 행동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통성 논쟁 빠진 민주당 대선 경선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정통성 논란은 최근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올라 경선이 2강 구도로 변화하는 시점에 맞물려 촉발됐다.  
 
17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이 지사(23.8%)와 이 전 대표(20.1%)의 차이는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특히 리얼미터가 19일 발표한 ‘광주·전남 지역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선 이낙연 전 대표(39.1%)가 이재명 지사(30.2%)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경기지사가 24일 전북 김제 금산사에 마련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스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한 뒤 차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4일 전북 김제 금산사에 마련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스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한 뒤 차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호남을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자가 이낙연 후보로 재결집하고 있다”며 “예비경선 때부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을 잇는 안정적인 후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 호남 표심을 흔들리게 한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캠프의 상황실장 김영진 의원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이었는데 그 후 탄핵 과정에 참여했다”며 이 전 대표의 정통론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분명한 입장이 없다”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면 안 된다.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낙연 캠프 최인호 의원도 이 지사의 과거를 꺼내 “이 지사는 정동영 지지 모임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노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저격했다”며 “노 전 대통령을 괴롭혔던 분이 이제 와서 탄핵 논란을 삼는 것인 노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21일 방송 뉴스에 출연해 “(탄핵안에) 반대했다”고 직접 밝혔지만, 이재명 지사가 2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제가 봤을 땐 (이 전 대표가)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은 더 커졌다.  
 
여기에 다른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가세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민주당 맏며느리로서 아드님들이 다 적통이라고 하고 있다”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내가 마지막까지 노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 의장석을 지킨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낙연 후보는 노무현의 서자도 되기 어렵고, 이재명 후보는 그런 말을 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저 리틀 노무현 김두관이 제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출신이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적은 박용진 의원만 “구태 정치가 경선에서 나오니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통성 논쟁’ 다음은 ‘호남 쟁탈전’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24일부터 나흘간 호남 쟁탈전을 벌인다.  
 
이재명 지사는 24, 25일 호남 지역을 찾아 표심 다지기에 나선다. 이 지사는 24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를 찾아 22일 열반한 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스님을 조문했다. 이후엔 광주로 이동해 건물붕괴 참사 유족을 만난다. 25일엔 민주당 광주시당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이낙연 전 대표도 26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는다. 이 전 대표는 광주에서 연구직 노조, 아동센터 종사자, 인공지능 관련 기업인 등을 만나고, 정책심포지엄을 열어 문화와 복지 정책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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