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반발 격화…경총도 고용부에 공식 이의 제기

2022년 적용 최저임금이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된 지난 13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2022년 적용 최저임금이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된 지난 13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놓고 경제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가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안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제출(19일)한 데 이어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고용부에 재심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총은 지난 23일 고용부에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안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급 9160원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중소·영세기업·소상공인의 생존과 취약계층 일자리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무리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경총 “인상요인 없는데 과도하게 올려”

경총은 우선 최저임금법을 결정하는 4대 기준상 인상요인이 없다고 했다. 법에는 생계비·유사근로자 임금·노동생산성·소득분배를 최저임금 결정기준으로 예시하고 있는데,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인상요인이 없는데도 최저임금을 과도하게 인상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경총은 유사근로자 임금과 소득분배를 나타내는 지표가 선진국과 비교해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61.3%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콜롬비아(89.5%), 터키(77.2%), 뉴질랜드(71.3%) 등에 이어 8번째로 높다. 또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최저임금 인상률에 미치지 못하고, 최저임금이 저임금 비혼 단신 근로자의 생계비를 넘어선 상태라 소득분배 차원에서도 인상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 대다수가 인상된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9160원으로 확정될 경우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은 시급 1만1000원(주 15시간 이상 근로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경총은 최저임금위원회의 인상률 산출 근거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경제성장률(4.0%)과 소비자물가상승률(1.8%)을 더한 뒤 취업자증가율(0.7%)을 빼는 방식으로 인상률(5.1%)을 정했다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설명에 대해 “과거에는 이런 방식과 상관없이 최저임금을 결정했다”며 “이를 갑자기 올해 심의에만 적용한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종별 구분 적용 요구

이와 함께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기업의 지급능력, 근로조건, 생산성에 있어 업종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일 최저임금제를 고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껏 정부가 최저임금을 재심의한 사례는 없다. 하지만 경총 관계자는 “전례가 없다고 해서 이의제기 절차가 요식화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현장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재심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19일 고용부에 최저임금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중기회도 최저임금 재심의와 업종별 차등지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기회 관계자는 “지금도 319만명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인상으로 일자리 악화가 심해질 것”이라며 “중소기업 취업자 수가 정상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근거로 최저임금을 재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최저임금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추경호·권성동·최승재·정희용 의원 등은 최저임금을 사업 규모별, 업종별, 지역별로 구분해 정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평균 임금 상승률,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하자는 법안(윤희숙 의원 안)도 발의됐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법안(권명호 의원 안)도 있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상임위에 계류된 채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최승재 의원은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소상공인이 쓰러지면 일자리도 임금도 사라진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임시·일용직 같은 취약계층, 사회·경제적 약자의 몫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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