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땄는데…실내양궁장 한숨 "코로나에 올림픽 특수 옛말"

"올림픽 특수는 옛말이다. 손님 발길이 뜸하다. 매출은 코로나 이전보다 80% 줄었다. 손해가 얼마인지 계산하는 것도 힘들다."
 
25일 오후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이 한창이던 때, 서울시 마포구에서 양궁장을 운영하는 A씨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양궁장 이외에도 사격장을 함께 운영하는 그는 "이전에는 올림픽 메달을 따면 주말에 잠깐이라도 손님이 늘었는데 지금은 찾는 사람 자체가 적다. 다른 가게들도 60% 이상 매출이 줄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A씨와 대화를 마치자 여자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에서 9연패를 했다는 속보가 나왔다.  
양궁국가대표 안산, 강채영, 장민희 선수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단체 결승전에서 금메달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도쿄=사진공동취재단B]

양궁국가대표 안산, 강채영, 장민희 선수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단체 결승전에서 금메달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도쿄=사진공동취재단B]

'올림픽 특수' 기대했지만 4차 대유행 맞아  

양궁과 탁구, 사격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리는 종목들이다. 대표팀이 선전하면 양궁장, 탁구장 등 실내체육시설들은 회원등록과 이용객이 늘어 '올림픽 특수'를 누렸다고 한다. 2020년 예정된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된 이후 탁구장과 양궁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백신 접종 효과에 힘입어 '올림픽 특수'를 누릴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기대는 접은 지 오래다. 코로나 영향을 버티지 못해 이미 영업을 접은 이들도 많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실내 양궁장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지난해 운영자들끼리 '올림픽 때까지만 버텨보자'고 했다. 올림픽 기간 양궁이 최대 이벤트니까 사람들이 많이 올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며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이들이 많다. 4년 전쯤 서울에 40개가 넘었는데 지금은 몇 개 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코로나 이전 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진 매출이 50%까지 회복했다가 4차 유행 이후로 다시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출 갚기도 빠듯하지만, 양궁에 대한 애정으로 일단 계속 버텨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탁구장 "장사 접어야 하나"

 서울시 영등포구의 한 탁구장에서 B씨가 텅 빈 탁구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영근 인턴기자

서울시 영등포구의 한 탁구장에서 B씨가 텅 빈 탁구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영근 인턴기자

탁구장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일부 탁구장은 코로나 19 기간 집단감염 장소로 지목되면서 방역 사각지대로 꼽혔다. 지난 23일 오후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탁구장은 불이 꺼진 채 텅 비어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텅 빈 탁구대 4대와 구석에서 탁구복을 입고 의자에 앉아 유튜브를 보고 있는 60대 사장 B씨가 있었다.  
 
60대 B씨는 탁구 동호인 출신으로 2007년 탁구장을 열었다. 2000년대 초반 탁구 인기가 좋았을 때는 한 달에 18만원씩 내는 개인 회원 강습을 50명 넘게 받았다고 했다. 코로나 이전에도 30명대의 회원을 유지했고 탁구장을 이용하는 손님들도 적지 않았다. B씨의 강습 회원은 현재 7명뿐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금융권 직원이나 동호인들이 대관해 대회도 열고 활발했다. 올림픽은 짧지만 반짝 특수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기대를 접었다. 장사는 접지도 못하고 참…" B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해 9월, 광주시 북구 한 탁구장이 오랜만에 영업을 재개했지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광주시 북구 한 탁구장이 오랜만에 영업을 재개했지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영등포구에서 20년 넘게 탁구장을 운영한 다른 관계자는 "2004년 유승민이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는 등록 회원들이 줄을 이었다. 그 기간에는 평소보다 200만원 넘게 더 벌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로 어렵다가 좀 나아지려고 하니 4차 유행이 터졌다. 지금은 탁구장 비워놓고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 탁구장에 남은 등록 회원은 단 2명뿐이다.  

 
여전히 기대의 끈을 놓지 않는 이들도 있다. 관악구의 한 양궁장 운영자는 25일 "양궁에서 메달이 나와서 그런지 오늘은 평소보다 대기자분들이 많은 편이다. 잠깐이라도 올림픽 특수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