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델타변이에 대한 우려와 안도…델타는 무슨 뜻?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107)

지금 코로나의 델타변이가 기승이다. 길 가다 스치기만 해도 옮긴다 하니 감염력의 끝판왕인가. 지구촌을 휩쓸고 이제 우리도 4차 대유행의 와중에 있다. 좀체 진정될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우선 용어부터. 알파∼델타처럼 익숙지 않은 단어는 대체 무슨 뜻일까? 별것 아닌 그리스어의 알파벳이라는 것쯤은 다 알고 있을 터. 알파(α) 베타(β) 감마(γ) 델타(δ) 입시론(ε)으로 시작하여 오메가(ω)로 끝나는 그 문자 말이다.
 
그럼 왜 변이바이러스에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심각한 놈이 나타난 순서에 따라 매긴 것이다. 영국에서 발생한 변이에 알파, 남아공 베타. 남미 감마, 인도 델타라는 식으로. 나라 이름을 붙이면 해당 국가가 싫어해 그렇게 작명한 것 같다. 초기에는 코로나19를 중국 우한코로나라 했다. 다음에 등장할 변이바이러스는 아마도 입시론(ε)이 될 것이다. 왜 우리에게 익숙한 영어 a, b, c로 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럼 그동안 나온 변이가 요 몇 개뿐인가? 아니, 발표되지 않은 것은 수없이 많다. 변이 중 특별히 감염력이나 치사율이 높아 우려되는 것에만 붙여서 그렇다. 알파∼베타 외에도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 그동안 별 관심을 받지 않던 페루의 람다(λ)변이가 심상찮다. 남미에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나 인접국에는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소문. 이 변이명이 왜 그리스문자 11번째로 갑자기 건너뛰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늘었지만 중증으로 발전하지는 않는 듯하다. 확진자 중 델타변이가 40%를 넘었다지만 대개는 무증상이나 감기수준이라는 것이다. [사진 Alberto Giuliani on Wikimedia Commons]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늘었지만 중증으로 발전하지는 않는 듯하다. 확진자 중 델타변이가 40%를 넘었다지만 대개는 무증상이나 감기수준이라는 것이다. [사진 Alberto Giuliani on Wikimedia Commons]

 
지금 국내에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는 아마도 알파∼델타 외에, 초기 중국 우한코로나와 여타 심각하지 않은 출처 불명의 변이가 함께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코로나의 유형과 심각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 게다가 내가 걸린 것이 이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는 확진용 PCR만으로 알 수가 없다는 것도 문제.
 
실제 지구 위 모든 바이러스는 변이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특히 코로나처럼 RNA바이러스에 더욱 그렇다.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증식할 땐 긴 RNA염색체의 복제가 수없이 반복된다. 이때 빈도는 낮지만 간혹 착오(에러, error)가 생긴다. 이 에러가 변이로 나타나며 그 빈도는 두 가닥인 DNA보다 한 가닥인 RNA에 더 심하다.
 
그런데 이런 에러의 대부분은 바이러스에 유리한 쪽으로만 진행되진 않는다. 수많은 변이 중 극히 낮은 빈도로 감염력이나 치명률이 높아졌을 뿐이다. 변이는 보통 숙주에 치명적이지 않은 쪽이 오래 살아남는다. 즉 기생주체에 독성이 강하면 숙주와 함께 죽어 소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오랜 동거를 위해서는 숙주에 대미지가 적어야 한다는 뜻. 이러한 이유로 지금 문제가 되는 변이는 아마도 감염력은 증가했으나 치명률에는 별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낮아졌을 가능성마저 있다. 특히 이번 델타변이가 그런 성싶다.
 
다음은 변이코로나가 지금의 백신에 대항력이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다. 그 근거로 접종률이 가장 높다는 이스라엘의 경우 인구 60% 정도가 화이자 2차 접종을 마쳤는데도 다시 대유행이 시작됐다. 무려 42%가 돌파감염이라 했다. 이로 인해 백신의 효능에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치사율은 급격히 줄었다는 게 포인트. 이달 13~17일 닷새간 4641명이 확진됐지만 사망자는 8명에 그쳤다. 종전 3% 정도였던 치사율이 0.17%로 낮아졌다. 죽은 사람은 모두 미 접종자였다. 이는 백신이 감염을 완전히 차단하진 못하지만, 중증이 되지 않도록 막아준다는 증거다. 세계에서 이스라엘에 접종률이 가장 높아 곧 집단면역을 장담했지만 이제 그런 기대도 접어야 할까. 언제 나올지도 모를 치료제에 기댈 수밖에 없는 걸까.
 
당초 화이자 백신의 예방률이 96% 정도라 했는데 델타변이에는 64% 정도로 하락했단다. 하지만 중증에 대한 방어력은 98%에서 94%로 큰 변화가 없었다. 즉, 돌파감염에도 증상이 심하지 않고 치사율은 무시할 정도라는 것. 한편 AZ과 얀센은 예방률이 60% 정도, 중증방어력은 92%로 예상했다. 하지만 얀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백신의 위력은 접종률이 높은 영국에서도 증명됐다. 지난 17~18일 이틀간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10만 2000명, 인도네시아는 9만 6000명이었다. 두 나라 모두 전파력이 강한 델타변이가 퍼진 결과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숫자가 비슷한데도 사망자는 각각 66명과 2200명으로 극명하게 다르다는 거, 접종률의 차이 때문이라 했다. 백신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백신 효능이 시간이 갈수록 크게 떨어진다는 것. 이스라엘에 접종이 시작되고 7개월이 지난 지금 예방효능이 기존보다 42%가량, 중증 예방 효과는 최대 60%가량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초기 화이자의 예방률은 94%, 중증 예방 효과는 98%였다고 했는데, 접종 후 수개월이 지나자 이 효능이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추가 부스터가 거론되는 이유다.
 
그런데 백신 효능의 지속기간에 대한 평가가 나라마다 기관마다 같지 않다는 것, 각기 주장이 중구난방이라 어느 쪽이 맞는지 확신이 안 가는 것도 문제. 아직 시간이 일천해서 그런가, 아니면 뭐가 뭔지 모르는 혼돈의 시기인가. 


앞으로 기존 백신으로 감당이 안 되는 변이가 나올 가능성은 있다. 이때는 다시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의 백신제조 플랫폼으로 이런 변이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다. [사진 pxhere]

앞으로 기존 백신으로 감당이 안 되는 변이가 나올 가능성은 있다. 이때는 다시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야 하지만 지금의 백신제조 플랫폼으로 이런 변이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다. [사진 pxhere]

 
다음은 변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짚어본다. 지금 유행 중인 변이바이러스는 대부분이 숙주에 부착하는 부위에 변이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관여하는 스파이크 유전자의 길이는 핵산염기 수천 개 정도, 이 중 염기 하나만 바뀌어도 변이가 된다. 결과로 감염력이 증가하기도 감소하기도 한다. 이 긴 사슬 중에는 부착에 직접 관여하는 코어부분이 있다. 이 부분의 어느 염기가 바뀌었느냐에 따라 감염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 지금 유행 중인 알파∼델타의 감염력 증가는 이 부위의 핵산염기가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신의 제작은 이 부착부위(스파이크)의 일정 부분만을 이용한다. 유전자가 너무 길어 통째로는 백신을 만들 수가 없어서다. 회사마다 각기 핵심이라 여기는 부분만으로 백신을 만들었기 때문에 서로 장단점이 있다는 것. 아마도 화이자, 모더나, AZ 간에도 항원으로 쓰는 유전자의 길이와 시퀀스(염기배열)가 다를 것이란 판단이다. 따라서 채택부위에 따라 항체생성량과 방어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초기보다 사망률이 많이 줄었다. 위험군의 접종률이 높아졌고 의료인프라 등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주요인은 변이주의 치사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을 든다. 현재 국내 사망률은 예년의 독감에 근접했다. 돌파감염에 희생자가 없었고 일반 감염자의 치명률도 계속 줄어드는 추세. 참고로 국내 돌파감염은 21일 현재 647명이다, 사망자는 없었다. 여기에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 돌파의 56%가 얀센 접종자라는 사실. 이유를 접종 연령대(30대, 왕성한 활동량)로 보지만 상세는 더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한편 이 정도의 돌파감염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왜? 모든 백신의 예방률이 100%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96%라면 100명 중 4명은 방어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 실제 돌파가 이 4%에서 나왔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접종자 모두는 자기가 96%에 속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터. 또 방어력(항체)이 생겼는지는 지금의 의료체계로는 알 길이 없다는 것도 맹점이다. 물론 검사를 하면 알 수는 있겠지만 아직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검사를 해 주지 않는다. 막대한 비용, 고급인력과 기술도 필요해서다.
 
예상이지만 필시 앞으로 기존 백신으로 감당이 안 되는 변이가 나올 가능성은 있다. 이때는 다시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도 지금의 백신제조 플랫폼으로 이런 변이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 변이가 된 포인트만 바꿔주면 되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어렵긴 해도 조작이 간단해 장비와 인력이 구비됐다면 한나절에도 보완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도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고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기업비밀이라서 모르긴 해도 아마 알파∼델타변이에 대한 백신이 이미 완성되어 현재 시험 중에 있을 것이란 짐작이다. 새로운 백신이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로 본다.
 
최근 우리도 확산속도가 늘어나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중증으로 발전하지는 않는 듯하다. 또 확진자 중 델타변이가 40%를 넘었다지만 대개는 무증상이나 감기 수준이라는 것. 접종률이 높은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은 대유행에도 독감 수준의 관리체계로 이미 돌입하고 마스크로부터도 해방되는 분위기다. 이유는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는 계절성 질환쯤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도 머지않아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빠른 백신 확보가 문제가 되겠지만.
 
끝으로 불가사의(?)하고 믿을 수 없는 통계 하나를 소개한다. 인도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많을 때는 41만4000이었다가 지난 25일에는 3만9000으로 줄었다. 10분의 1 이하다. 왜 줄었는지에 대한 추정이 묘하다. 인도의학연구협회(ICMR)는 6세 이상 인구의 67.6%가 항체를 보유하고 있어 집단면역(70% 이상)에 접근했기 때문이라 했다. 그런데 인도는 현재 1회 이상 접종률이 23.6%, 2차까지 6.35%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집단면역이라?
 
인도는 지금까지 14억 인구에 3100만 명 확진, 42만 정도(1.3%)가 사망했다. 이 정도의 확진과 접종률이라면 집단면역이 생겼을 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14억 인구에 10억 정도가 통계에 잡히지 않은 무증상이었거나 증상이 있어도 신고하지 않고 자연치유로 항체가 생겼다는 거다. 당연히 이 중에는 의료혜택의 사각지대에서 이유도 모르게 죽어간 사람도 많았을 터. 갠지스 강에 시체가 떠내려오고 길거리에도 방치됐다는 기사를 접해서다. 우리의 상식에 반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백신 접종이나 방역의 효과와는 거리가 먼 '피의 승리다‘라고도 평가한다. 솔직히 필자도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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