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미르·정의연 막는다"?…법무부에 공익법인 컨트롤타워

정부가 공익재단·공익단체를 총괄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로 ‘시민공익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공익법인의 기부금·지원금 전용을 막아 제2의 ‘미르재단’‘정의기억연대’ 사태를 예방하겠다는 목적이다.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별로 중구난방식 관리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지만 여전히 설립 허가·취소 권한은 기존 주무관청이 맡기로 하면서 ‘옥상옥(屋上屋)’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재민 법무부 법무심의관이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시민공익위원회 신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재민 법무부 법무심의관이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시민공익위원회 신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익법인법, 제2의 미르재단, 정의연 막을 수 있나 

법무부는 27일 공익법인 총괄기구인 시민공익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하는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공익법인법) 전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공익법인법은 비영리법인(NPO) 가운데 학술·자선 등 공익적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을 공익법인으로 별도 규율하고 있다. 현재 2만여개의 비영리법인이 있고, 이중 약 4000개가 공익법인으로 분류된다.
 
현재 공익법인 주무관청들이 전국 부처와 지자체에 흩어져 있어 투명성 유지를 위한 체계적 관리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따라 이번 개정안이 만들어졌다. 실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대기업을 상대로 사실상 강제 모금을 통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을 설립한 게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100대 국정과제로 시민공익위원회 설치를 포함했다.
 
현 정부에서도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현 무소속) 의원이 이사장이던 재단법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모금한 후원금을 유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법무부 산하 컨트롤 타워인 시민공익위원회를 두고 공익법인을 체계적·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위원은 국회 추천 민간위원 7명, 고위 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 2명, 위원장 추천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제청하는 상임위원 1명으로 구성된다. 또 상임위원이 장을 겸직하는 자체 사무기구를 두고 관련 사무를 처리하도록 했다.
 
또 공익법인의 명칭을 시민공익법인으로 바꾼다. 시민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을 강조하는 대신 세법상 공익법인(종교·학교·사회복지법인 등)과 구별하기 위해서다. 사업 목적은 기존 학술 및 자선에서 인권증진, 사회적 약자의 권익 신장, 환경보전, 범죄예방, 평화구축, 국제상호이해 등으로 확대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시민공익위원회를 발판으로 시민공익법인들이 보다 활력 있고 투명하게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9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무실 모습. 당시 검찰은 정의연의 전 이사장인 윤미향 의원 등을 보조금관리법위반, 기부금품법위반, 업무상횡령·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뉴스1

지난해 9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무실 모습. 당시 검찰은 정의연의 전 이사장인 윤미향 의원 등을 보조금관리법위반, 기부금품법위반, 업무상횡령·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뉴스1

“위원회 독립성 담보해야”

이번 개정안을 두고 일각에서는 ‘옥상옥’ 이중규제 기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설립 허가와 취소는 여전히 주무 부처가 맡고, 관리 감독 및 지원은 공익위원회가 맡는 구조여서다. 공익위원회에도 위법한 법인에 대해 공익법인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는데, 공익법인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더 커질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런 만큼 공익위원회의 독립성이 유지돼야 개정안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김진우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익위원회는 정치적으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공익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하더라도 정부 부처가 위원회의 활동에 간섭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익위원회는 민간 공익활동을 규제하는 방향이 아니라 육성·지원하는 데 역점을 두는 기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공익위원회는 공익법인법 소관 부처인 법무부 산하에 설치되지만, 위원들 다수는 민간위원들로 구성돼 자율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