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거품' 수상한 검정 방류수…한강하구 하수처리장 논란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 한강하구. 한강과 맞닿은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하수처리장) 최종방류구에서 시커먼 빛깔을 띤 방류수가 배출됐다. 악취를 풍기는 검은색을 띤 배출수는 거품까지 일으켰다. 마침 현장 주변에서 어로작업 중이던 고양시 행주어촌계 소속 어부들이 이를 발견했다. 난지물재생센터는 서울 용산·마포·서대문·은평 등지의 하수와 분뇨를 정화 처리해 한강으로 배출하는 하수처리장이다.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 서울 난지물재생센터 최종방류구에서 시커멓고 거품이 이는 방류수가 한강으로 배출되고 있는 모습. 행주어촌계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 서울 난지물재생센터 최종방류구에서 시커멓고 거품이 이는 방류수가 한강으로 배출되고 있는 모습. 행주어촌계

어부들 “하수처리장 방류수 오염된 증거”

어부들은 즉각 서울시 다산콜센터와 고양시, 한강유역환경청에 긴급 한강 오염신고를 했다. 이들은 “서울 난지물재생센터의 한강 최종방류구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방류수가 배출돼 악취와 심한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에 즉각적인 조사에 나선 난지물재생센터 측은 “방류수에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어부들은 “센터 측의 발표를 믿기 어렵다며 전면적이고 공개된 원인 및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 서울 난지물재생센터 최종방류구에서 시커멓고 거품이 이는 방류수가 한강으로 배출되고 있는 모습. 행주어촌계

지난 20일 오전 10시 30분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 서울 난지물재생센터 최종방류구에서 시커멓고 거품이 이는 방류수가 한강으로 배출되고 있는 모습. 행주어촌계

심화식(66·행주어촌계 어부) 한강살리기어민피해비상대책위원장은 “정상적인 하수처리 과정을 거쳐 배출된 방류수가 검은색을 띠며 악취를 내뿜고 거품까지 일으킨다는 설명은 납득할 수 없다”며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된 하수 중 일부라도 제대로 정화 처리하지 않고 배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난지물재생센터 측이 조사결과 수질에 이상이 없었다고 하지만 최종방류수 수질을 제대로 조사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행주어촌계 어민들은 “이전에도 방류구에서 방류된 오물이 한강에 둥둥 떠내려오는 모습이 여러 차례 어민들에게 목격됐다”며 “이런 일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방류수는 맑다’는 답변만 듣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고양시 한강 변에 위치한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 고양시

경기도 고양시 한강 변에 위치한 서울시 난지물재생센터. 고양시

난지물재생센터 “방류수는 한강 물보다 깨끗”  

이에 대해 황영일 난지물재생센터 소장은 “어부들 항의를 받고, 곧바로 방류수 수질 검사를 해보니 한강 물보다 깨끗하게 정상적으로 정화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는 “색깔이 검게 보이고 거품이 생긴 것은 방류수가 한강 물보다 약간 따뜻해 생긴 현상으로 추정된다”며 “비가 온 것도 아니어서 ‘바이패스’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바이패스(bypass)란 비가 많이 와서 하수처리시설 용량을 초과하는 하수가 처리장으로 유입되는 경우 등에 소독 등만 하고 방류하는 것으로 정당한 과정이다.
서울 난지물재생센터의 한강 최종방류구 주변 경고 안내문. 행주어촌계

서울 난지물재생센터의 한강 최종방류구 주변 경고 안내문. 행주어촌계

난지물재생센터 측은 “어부들의 신고를 받고 즉시 한강 방류 지점으로 출동해 방류수 및 한강 물을 채수, 확인한 결과 맑은 물임을 확인했다”고 지난 23일 어부들에게 통보했다. 센터 측은 “또한 난지물재생센터 방류수 수질은 ‘수질원격감시시스템(TMS)’으로 환경부에서 연중 실시간 감시되고 있으며, 민원신고 시간대 TMS 방류수 수질 측정 결과도 수질 기준 이내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하수처리장에서 방류 중인 하수 수질은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 농도 10ppm 이하로 매우 깨끗하게 정화된 상태”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3월 30일 경기도 고양시 행주나루터 옆 풀밭. 실뱀장어 그물에 걸려 올라온 끈벌레(오른쪽)와 죽은 실뱀장어(왼쪽). 전익진 기자

지난달 3월 30일 경기도 고양시 행주나루터 옆 풀밭. 실뱀장어 그물에 걸려 올라온 끈벌레(오른쪽)와 죽은 실뱀장어(왼쪽). 전익진 기자

어부들, 민관 합동방식의 정확한 현장조사 요구  

이와 관련, 행주어촌계 어부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행주대교를 기점으로 한강 상류 6∼7㎞ 지점에 있는 서울 난지와 서남물재생센터가 오염된 방류수를 한강으로 쏟아내 한강하구 생태계를 오염시키며 하류 주민과 어부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한강 하류 행주대교 상류의 녹조와 신종 괴생물인 끈벌레 대규모 출현, 기형 물고기 출현, 수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큰빗이끼벌레 출현 등도 오염된 하수처리장 방류수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의 1996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행주대교 지점의 한강 물 가운데 하수처리장 방류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인 52.6%로 나타난 바 있다. 
지난 2019년 4월 7일 경기도 고양시 행주대교 인근 한강하구에서 잡힌 등 굽은 물고기. 행주어촌계

지난 2019년 4월 7일 경기도 고양시 행주대교 인근 한강하구에서 잡힌 등 굽은 물고기. 행주어촌계

심화식 한강살리기어민피해비상대책위원장은 “다양한 생태계 교란 현상은 신곡수중보로 인해 물길이 정체되는 행주대교에서 김포대교 사이(2.5㎞) 구간에서 집중되고 있다”며 “이는 상류 2곳의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영향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정부 당국은 어부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확실하고 신속한 원인 조사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