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공사대금 못받은 건물철거 업체의 공사방해, 업무방해죄?

[더,오래] 손유정의 알면 보이는 건설분쟁(18) 

유치권은 건설회사 또는 하수급인이 건축물에 생긴 공사대금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유치할 권리, 즉 건물을 점유하면서 건축주에게 인도를 거부할 권리를 말한다. [사진 손유정]

유치권은 건설회사 또는 하수급인이 건축물에 생긴 공사대금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유치할 권리, 즉 건물을 점유하면서 건축주에게 인도를 거부할 권리를 말한다. [사진 손유정]



유치권 행사 중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문구를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현수막에 붉은 글씨로 표시된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가림막 내지 심지어 건물 외벽에 붉은 스프레이 페인트로 표시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공사와 관련해 문제되는 유치권은 건설회사 또는 하수급인이 건축물에 생긴 공사대금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그 물건을 유치할 권리, 즉 건물을 점유하면서 건축주에게 인도를 거부할 권리를 말합니다. 
 
건축주가 시공사의 공사 지연, 과도한 추가공사대금의 요청에도 쉽게 공사를 중단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공사에게 줄 돈이 없더라도 소송으로 유치권을 다투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로 인해 완공이 지체되기 때문입니다.

 
시공사와의 유치권 포기약정
건축주가 공사계약 시 유치권 포기특약 삽입을 요청하거나, 금융기관으로부터 공사자금을 대출 받으면서 시공사가 작성한 유치권 포기 확약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시공사가 유치권 포기약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하수급인이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하수급인은 자신과 이해관계에 있는 시공사와 함께 유치권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기에, 건축주 입장에서는 공사타절에 있어 유치권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공사타절이란 공사수행능력이 없으므로 공사를 중단시키고 계약을 해지하는 것을 말한다. 유치권 행사와 관련해 건축주와 시공사 사이에 형사책임이 문제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아래 사례는 건설사와 하수급인의 건물 철거에 관한 유치권 행사와 관련하여 업무방해죄가 문제된 사안입니다.
 
건물 철거공사에 관한 분쟁
송부산씨는 건설회사와 건물을 철거하고 오피스텔을 신축하는 공사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시공사는 철거업체인 나유미에게 철거공사를 하도급하였습니다. 그런데 나씨는 공사대금 지급의 문제로 철거공사를 중단하였고, 결국 송씨는 다른 업체에게 공사를 맡겨 철거공사를 마쳤습니다. 
 
이후 송씨와 시공사 사이에 공사대금 지급, 추가공사와 관련하여 다툼이 발생하였고, 시공사와 나씨는 함께 철거공사 관련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현장에 컨테이너를 설치하며 유치권을 주장하였습니다.
 
이후 송씨는 시공사와 협의를 하였고, 시공사는 ‘추가공사비 8600만 원을 받고 유치권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써준 후, 컨테이너를 철거하였습니다.
 
그런데 나씨는 그 다음 날 공사현장에 컨테이너를 가져오고, 공사현장 울타리에 빨간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당 현장 유치권 행사 중’이라고 표시하며, 승용차를 출입구에 세워두며 공사를 방해했습니다. 나씨는 인부들이 현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소란을 피웠고, 이에 송씨는 나씨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하였습니다. 
 
 
 
업무방해죄와 정당한 유치권 행사
업무방해죄는 신용훼손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성립됩니다. 나씨는 본인에게 유치권을 행사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는 전제로 송 씨의 신축공사업무를 방해하였기에 나씨의 유치권 행사가 ‘정당한’ 권리행사인지가 문제됩니다. 법원은 최종적으로 나씨가 정당한 유치권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씨가 이행한 공사는 건물의 철거공사이고, 이는 건물에 관한 것이지, 토지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건물에 관한 채권을 근거로 토지에 대한 유치권을 주장할 수는 없는데, 나씨는 본인이 토지에 관한 정당한 유치권을 보유하고 있음을 근거로 컨테이너 설치 등의 행위를 한 것입니다.
 
이처럼 법원은 유치권의 성립범위를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고, 유치권의 성립 및 존속요건인 점유에 관해 개별적으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건축주와 시공사 모두 유치권의 성립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유치권 행사와 관련하여 시공사, 건축주 사이에 협의를 함에 있어서도 채권이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인지 여부 역시 반드시 검토하여야 할 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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